신랑의 주머니에서 울리는 휴대전화기
|
| |
|
|
| |
| |
| |
그 날은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혼배성사가 있는 날이었다. 대체적으로 성당에서 하는 결혼식은 일반 예식장과는 달리 엄숙하고 조용하다.
한창 주례 신부님의 주례사인 혼인 강론이 엄숙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신부님의 혼인 강론이 절정에 이르렀을 무렵, 느닷없이 휴대전화기 소리가 엄숙한 분위기를 휘저어 놓았다.. 그 휴대전화기 소리도 좀 분위기에 어울리는 소리가 아니라 "와이리 좋노, 와이리 좋노" 하는 식의 경망스런 소리가 계속 울려 댔다.
어이가 없는 주례 신부님은 강론을 멈추었다. 그런데 휴대전화기 소리는 하객 쪽에서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신랑의 오른쪽 바지에서 연신 울려대고 있었다. 허둥지둥 신랑이 당황하면서 수습하였다. 그 다음의 신부님의 강론이 걸작이었다.
"신랑은 아무리 급해도 오늘 첫날밤에는 꼭 핸드폰을 끄고서 신혼을 치
르도록!"
휴대전화기 회사들의 광고 문구처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휴대전화기들은 울려대고 있다. 시도 때도 없다. 휴대전화기는 정말 예의염치(禮儀廉恥)도 없고, 안하무인(眼下無人)이다.
문명의 이기(利器)는 항상 양면성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유소득(有所得)이면 필유소실(必有所失)이요, 유소실(有所失)이면 필유소득(必有所得)이라 하듯, 얻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것이 있는 법이다.
우리가 아무리 경제적인 뒷받침이 되어 2002년에 월드컵대회를 개최하지만, 최소한의 남을 배려한 상식이 없는 한 성공적인 개최 국가가 되지 못할 것이다.
휴대전화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터지게 해야 할 것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 인류의 수호신(守護神)은 상식(常識)"이라 했듯…….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