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사랑(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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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종태는 어떡하든 잠을 청해 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잠들 수가 없었다. 문득 그녀가 낮에 한 말이 떠올랐다.
"절대로 이야기를 어느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돼요. 절대로."
하지만 이미 종태는 그 일을 태호에게 말해 버렸다. 왜냐하면 태호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의 친구였기 때문에.
'그녀를 다시 만나야 할텐데. 난 아직 궁금한게 너무 많거든. 아까 물어보지 못했던 것들을 다음에 만나면 모두 물어봐야 겠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종태는 잠이 들었다. 하지만, 종태는 모르고 있었다. 낮에 태호에게 이야기한 그것들로 인해 앞으로 자신과 그녀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될지에 대해서. 그리고 태호에 대한 종태의 믿음이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
수화기를 들었다 놓았다 하기를 여러번 태호는 다시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자신을 믿고 이야기한 종태의 이야기를 도저히 그 사내에게 이야기 할 수 는 없었다.
'잠이나 자야겠다.'
애써 잠을 청해보려고 누워보았지만,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태호는 화장실에가서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그리고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거울에 자신의 모습이 담배 연기에 뿌옇게 흐려졌다가 나타났다. 그때였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태호의 귓가에 들려온건.
"만일 이 여자를 보면 내게 연락을 주도록."
그 목소리는 거울속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아까낮에 보았던 그 사내의 얼굴이 거울속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차가움과 살기가 가득찬 그런 눈으로.
태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온몸이 공포에 짓눌리기 시작했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거울 속의 사내는 점점 얼굴이 사라지더니 두 눈만 남았다. 까만 두 눈. 그 눈은 태호를 계속해서 쏘아보고 있었다.
"내게 연락 주도록. 내게 연락 주도록."
태호는 그 명함을 다시 손에 움켜쥐었고 수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 명함속에 있는 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따르릉 따르릉."
요란스럽게 전화벨이 울리고 있었다. 종태는 어머니가 전화를 받겠지 하는 생각으로 계속 누워 있었다. 하지만, 전화벨 소리는 계속해서 울리고 있었다. 종태는 깜박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어제 친구분들과 여행을 떠났다는 사실을. 종태가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전화벨이 온통 주위의 정적을 뒤흔들어 놓은 뒤였다.
"여보세요?"
"종태씨, 아무런 말도 하지 말고 지금 어서 밖으로 나와요. 그리고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곳으로 와요. 어서 서둘러요."
너무도 다급한 그녀의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내귀로 흘러 들어왔다.
"도대체 무슨 일인데요? 지금이 대체 몇시인줄 알기나 하는 거에요?"
"지금 길게 설명할 시간이 없어요. 어서 서둘러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그렇게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종태는 잠시 동안 그렇게 수화기를 잡고 서 있었다. 그리고 시계를 바라 보았다. 시계는 새벽 3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아뭏튼 그녀의 그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에 종태는 대충 서둘로 옷을 입고는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택시를 잡아 타고 그녀를 처음 만났던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종태는 차창으로 어둠이 짙게 깔린 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태호의 모습이 종태의 눈에 들어온 것은.
종태는 태호를 보고 택시에서 내리려고 했다. 그런데, 태호뒤에 왠 사내가 동행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붉은점퍼의 그 사내. 바로 자신을 지하도에서 때려 눕혔던 그 사내였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의하면 그 잔인하고 흉폭스러움을 가진 자신의 형이라는 그 사내. 지금은 날 헤치기 위해 날 찾고 있다는 그 사내가 바로 태호와 같이 걷고 있는 것이었다. 그 둘은 서둘러 종태가 지금 막 나온 그 골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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