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사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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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태는 도대체 무슨 일인가 하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러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일주일쯤 전이었던가. 자신의 앞에 나타나 묘한 영상을 보여주며 눈물을 흘리던 그 여인. 종태에게 붉은옷의 까만 눈동자를 가진 사내를 조심하라고 말하고 홀연히 사라져 버린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혹시, 그녀가 내게 조심하라고 했던 그 사내가 아까 지하도에서 마주친 그 사내인가? 하지만, 왜 내가 그를 조심해야만 하는 거지? 그리고 그녀는 어째서 나를 도와주고 있는 거지? 이건 도무지 알 수 없는 일들 뿐이군.'
그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어느새 종태는 집앞에 도착해 있었다. 저녁은 먹었냐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뒤로 한채 종태는 2층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방에 들어선 종태는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종태는 이상한 꿈을 꾸고 있었다. 희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종태는 무엇인가에 이끌려 하염없이 어느 곳으로 걷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그 마을은 아무도 살지 않는듯 너무도 조용했다. 종태의 심장의 소리가 들릴 정도로. 엄청난 침묵과 고요함에 종태는 약간의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었다.
종태는 이곳이 어딘지 알아 보려고 주위를 유심히 둘러 보았지만 도무지 알 수 가 없었다. 종태는 소리를 질러 보았다.
"이봐요? 아무도 없어요? 누구라도 있으면 대답좀 해봐요." 하지만 종태의 입을 벗어난 말들은 메아리로 다시 종태에게 들려올 뿐이었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지? 내가 왜 이곳으로 왔을까?'
그때였다. 어디선가 자신을 부르고 있는 목소리가 들린 건. 그 음성은 분명 전에 한 번 들어본적이 있는 목소리 였다. 그녀였다. 그녀가 다시 종태를 부르고 있는 것이었다.
종태는 서둘러 자신을 부르고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엔 역시 그녀가 있었다. 종태에게 처음나타났던 그 모습으로 커다란 나무 앞에 서 있었다.
나는 그녀를 보고 말했다.
"대체 여기가 어디요? 그리고 당신은 누구길래 이렇게 자꾸만 나를 이상한 곳으로 부르는 거요?"
그녀는 아무말도 없이 서있기만 했다. 그러다가 그녀가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여전히 슬픔 가득한 두눈으로.
놀라운 것은 지난번과는 달리 복화술이 아닌 입술을 움직여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세요. 아마 지금으로부터 수백년쯤 전이었을 거에요.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오래 전이었을 거에요. 아주 작은 마을이 있었죠. 그 마을은 평화로웠고 그리고 산과들에는 항상 갖가지 과일들과 꽃들로 가득차 있었죠. 마을 사람들은 모두 순박하고 욕심없는 그런 사람들이었어요. 마을에는 아주 어질고 현명하신 촌장님이 계셨어요. 그리고 그에게는 두 명의 아들이 있었지요. 큰 아들은 건장한 몸에 큰키, 그리고 비상한 머리를 가지고 있는 최고의 사나이였죠. 하지만 성격이 매우 난폭하고 잔인했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좋아하지 않았죠. 아니 그와 눈조차 마주치지 않으려고 할 정도로 두려워했죠.
그에 비해 그의 동생은 작은 몸집에 힘도 없어서 사냥을 잘하지는 못했지만 몹시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지고 있어서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좋아했죠. 물론, 촌장님 역시 둘째 아들을 큰 아들보다 사랑했죠.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둘째 아들이 산길을 산책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어요. 둘째 아들은 무슨일인가 하여 얼른 그쪽으로 달려갔죠.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형이 멧돼지를 향해 창을 던지려고 하는 것을 보았지요. 어디를 가든 먹을것이 가득했기 때문에 굳이 그 멧돼지를 사냥할 필요는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형이 멧돼지를 죽이려고 하는것에 동생은 너무 놀랬죠.
"형. 이게 무슨 짓이야? 왜 그 멧돼지를 죽이려고 하는거야? 먹을건 얼마든지 있잖아. 그만두어줘. 멧돼지가 너무 불쌍하잖아."
동생의 말에 그 형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는 창을 쥔 손에 더욱 힘을 주며 살기등등한 눈으로 멧돼지를 바라보더니 달려가 창을 멧돼지의 목덜미에다가 힘차게 꽂아 버렸죠. 멧돼지는 애처로운 비명을 지르더니 시뻘건 피를 한없이 내뿜으며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어요.
"형은 나빠. 멧돼지를 왜 죽였어? 죽이지 않았어도 형이 얻고 싶은건 얼마든지 얻을 수 있었는데. 왜 왜 죽였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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