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사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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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갑자기 영상이 뿌옇게 흐려졌다. 종태는 영문을 알 수 없어서 그녀를 바라 보았다. 그 순간 그녀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아니, 왜 우는 거에요?"
종태의 질문에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다. 종태는 그저 묵묵히 그녀의 입술만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의 침묵후에 그디어 그녀가 입을 열었다.
"지금은 말씀 드릴 수 가 없어요. 그리고 전 이제 그만 돌아가봐야 해요."
말을 마치고는 종태가 그녀를 잡을새도 없이 그녀는 종태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앞으로 붉은 옷에 아주 새까만 눈동자를 가진 사내를 조심하세요."라는 말만을 남긴채.
그녀와 헤어지고 난후 몇칠동안 종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어떤일을 하려고만 하면 그녀의 눈에서 보았던 그 절규하는 한 아이엄마의 모습. 그리고 활활타오르는 불꽃. 냉혹한 모습의 붉은 말을 탄 사나이의 두려울 정도의 오싹한 눈빛등이 마치 영화처럼 자꾸만 연상되며 종태의 머리속을 괴롭히고 있었다.
그리고 토요일이 되었다. 이날 종태는 4시에 [꿈의 여인]이라는 커피숍에서 친구들과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약속에 늦지 않으려고 서둘러 지하도로 내려가고 있었다. 아무래도 택시보다는 지하철이 훨씬 빠를것 같다는 생각에.
'이런 제길. 이러다가는 늦겠는걸. 좀더 서둘러야 겠어.'
시계가 3시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종태의 발걸음은 시계의 초침처럼 점점빨라지고 있었다.
서둘러 지하도를 내려가던 종태는 그만 위로 올라오고 있던 사내와 부딪히고 말았다. 그리고 그 충격으로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아이쿠, 이런 제기랄."
그러나 부딪힌 그 사내는 아무렇지도 않은지 넘어진 종태의 옆을 그냥 지나쳐가 버렸다. 그 모습에 종태는 너무나 화가 났다. 그래서 벌떡 일어나 그 사내의 뒤를 따라가며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
"이봐요. 사람을 쳤으면 미안하다는말 한마디 정도는 해야 하는거 아니요?"
그래도 그 사내는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은채 계속 걸어가고 있었다.
종태는 그 모습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의 어깨를 잡아 세우려고 그에게 달려갔다.
그런데 막 종태가 그의 어깨를 잡아 채려고 하는 순간 무엇인가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종태쪽으로 날아왔다. 그리고 잠시후 종태는 바닥에 쓰러졌다.
희미한 의식속에 다시 자신의 얼굴쪽으로 날아오는 그 사내의 주먹을 느끼며 종태는 그만 의식을 잃고 말았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누군가가 종태를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종태는 조금씩 정신을 차릴 수 가 있었다. 귓가로 들려 오는 낯익은 음성.
"종태야? 종태야! 이제 좀 정신이 드니? 어서 정신좀 차려봐."
종태는 조금씩 의식을 찾을 수 가 있었다. 얼굴 한쪽에 굉장한 통증이 느껴졌다. 하지만 왠지 손을 그쪽으로 움직일 수 는 없었다.
종태가 힘겹게 눈을 떳을때 그곳엔 뜻밖에도 걱정스러운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태호의 모습이 보였다.
종태가 태호를 보며 말했다.
"태호야? 대체 여기가 어디야? 그리고 왜 내가 이곳에 누워 있는 거지?"
그 말을 들은 태호는 잠시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여긴 [꿈의 여인]이야. 그리고 넌 의식을 잃은채 여기에 와서 4시간 동안이나 깨어나지 못했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리고 아까 널 이곳으로 데리고 온 여자는 또 누구야?"
"내가 4시간이나 의식이 없었다고. 뭐 그리고 날 데리고 온 여자가 있었다고? 대체 그게 무슨 말이야?"
종태가 이상하다는 듯이 태호에게 되묻자 태호는 정말 어이가 없다는 듯이 아무말도 없이 그런 종태를 바라보기만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있었는지 좀 차분하게 생각좀 해봐." 태호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종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실은 내가 지하철을 타려고 지하도로 내려가다가 붉은 점퍼를 입은 어떤 사내와 부딪혔거든. 근데 그 사내가 못본척하고 그냥 가는거야. 그래서 너무 화가 나서 그 사내에게 사과를 받으려고 그사내의 어깨을 잡아 세우려 했는데. 갑자기 주먹이 날아오더라구. 그리고 바닥에 쓰러졌는데 그 뒤로는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아."
종태의 말이 끝날때까지도 태호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묵묵히 바라 보기만 했다.
"그럼 아까 널 이곳으로 데려온 갈색 바바리 코트를 입고 있던 그녀가 누군지 너도 모른단 말이야?"
"갈색 바라리 코트를 입고 있던 여자라고?"
종태는 그곳에서 그렇게 한 시간 가량을 더 쉬고는 더 쉬었다가 가라는 태호의 만류도 뿌리친채 [꿈의 여인]을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종태는 곰곰히 생각에 빠졌다. '도대체 갈색 바바리를 입은 여인이 누굴까? 도대체..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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