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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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는 철학자이다. 하루종일 그냥 앉아서 이쁜말만 하신다. 우리 아빠는 그런 말을 참 잘한다. 일종의 철학자이다. 아빠는 일하는 것보다 그냥 앉아서 술을 잔뜩 마시고 무얼 읽고는 읽은 것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아빤 위대한 사람이고 굉장히 많은 문제들과 골치거리들에 대한 대답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아무도 그런 아빠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아빤 여행도 많이 했다. 아빠는 걸핏하면 집을 나가 여행을 간다. 며칠씩 아무 연락도 없고 어디에서도 아빠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예전에 아빠가 여행을 가실 때마다 엄마가 눈물을 보이셨는데 아빠의 여행횟수가 많아져서 그런지 지금은 그냥 신경쓰지 않으신다. 그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동네사람들은 그런 아빠를 가끔 건달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난 알고 있다. 건달이란 이름이 철학자의 또 다른 이름임을
난 많은 책을 읽고 하루종일 누군가에게 투덜대시고 지식도 많고 현명한 지금의 아버지도 좋지만 그래도 예전의 아버지가 더욱 좋고 그립다. 언제나 내 볼에 키스를 해주시던 아빠. 입가에 웃는 모습이 하회탈 같아서 하회탈이란 별명이 있으시던 우리아빠. 하루종일 같이 있진 못했지만 그래도 집에 들어오실 때마다 내가 좋아하던 아이스크림을 사오시던 아빠.
대체 무엇이 아빠를 철학자로 만든 것일까?
난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도대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철학자 아빠들이 존재하는 것인지. 왜 그들이 철학자가 되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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