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집-jh

영원한 사랑(10)



	하지만 나는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이것이 계략이고 태호가 그에게 현혹되어 날 잡으려고 한다고 해도 그는 엄연히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 항상 나의 곁에서 나를 지켜봐주고 내게 힘을 주었던 세상모든 것을 준다해도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내 친구였다. 그런 그가 마지막으로 나를 보기를 원하는데, 그의 그 바램을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난 그녀에게 가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미 내 마음을 알고 있는 듯 더 이상은 나를 붙잡지 않았다. "그럼, 저와 함께 가요. 이제 다시는 당신과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 그 어떤 것도 설혹 그것이 죽음이라고 해도 이제 다시는 우리를 갈라 놓을 수 없어요. 난 어디든 당신과 함께 할테니까요." 내가 그녀와 함께 [꿈의 여인]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이 다 되어서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초조하게 앉아있던 태호가 나를 반갑게 맞았다. "어, 왔구나. 혹시 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 했는데." "미안하다. 태호야 그동안 연락도 못해서." 태호는 내 뒤에 서 있는 그녀를 보더니 잠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이내 다시 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래, 그동안 어떻게 지낸거야? 니가 없는 동안 그 사내가 몇 번이나 널 찾아 왔었어. 니가 어디에 있는지 어서 말하라고 하는데. 사실은 나도 니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잖아. 그래서 모른다고 했더니 거짓말하지 말라며 계속 말하라고 다그치는 거야. 그 사내를 돌려 보내느냐고 정말 힘들었어." 태호는 종태에게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왠지 그런 태호의 모습이 평소와는 달리 너무도 낯설게만 느껴졌다. 태호는 그렇게 말이 많은 녀석이 아니었다. 아니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 할때도 거의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에 속하는 녀석이었다. 어찌나 말을 하지 않던지 친구들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이 무쇠입이었다. 그런 태호가 지금 쉴 새없이 종태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마치 말을 멈추기라도 하면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는 것처럼. 종태는 태호의 눈을 가만히 바라 보았다. 태호는 종태가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자 종태를 바라보지 못하고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태호야, 이제 그만해. 어서 형이나 불러줘. 나 때문에 니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나도 잘 알아. 이젠 더 이상 나 때문에 힘들어 하지마.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널 내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을꺼야." 종태의 말이 끝나자 태호는 고개를 창쪽으로 돌려 버렸다. 그리고 창밖만 바라 보았다. 그때였다. 태호의 눈에 그 사내가 보인 건. "종태야, 빨리 이곳에서 나가. 그가 왔어. 아마도 그는 너를 가만두지 않을 꺼야. 어서 빨리 이곳에서 나가." 태호가 종태를 향해 큰소리로 말했다. 종태는 그런 태호를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아니, 난 달아나지 않아. 어차피 이것이 나의 운명이라면 내가 어디로 도망간다고 해도 그는 나를 따라 올꺼야. 더이상은 피하거나 숨지 않겠어. 그냥 당당히 맞설꺼야." "하지만, 그는 우리가 힘을 합친다고 해도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란 말이야." 갑자기 문이 확 열리더니 그 사내가 안으로 뛰쳐들어왔다. 그리고는 종태를 보고는 태호를 향해 잘했다는 듯이 살짝 눈을 찡긋해 보였다. 그리고는 종태의 뒤에있는 여인과 종태를 향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싸늘하게 쏘아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