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자연의 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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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푸린 이른 아침이지만
숲이 깨어나고 있었다.
나무들이 기지개를 켜고
연못의 물은 바람 부는데로
물결이 파문내며 퍼져나가고
산새들은 오늘도 열심히
이웃간의 정남을 나누는지
시끄럽게 조잘댄다.
찔레꽃이 빗줄기에 얻어 맞았는지
축 늘어져 시들어 가고
들꽃은 빗물을 한껏 머금은체
오소소 떨며 햇살을 기다리는 눈치다.
어제내린 단비로 농부들이 바빠졌다.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 논물을 손 보는이,
경운기를 탈탈 거리며 논에 쓸매질을 하는분,
채소밭을 손질하는분...
경운기로 쓸매질 하는 옆논에는
연두색 옷을 입은 모판이 시집갈
준비를 끝내고 하염없이 기다리고...
대 자연의 공장은 이렇게 쉼없이
한시도 곁눈질없이 질서를 지키며
서로 조화를 맞춰 나간다.
비온뒤의 청아한 나의 산책길...
윤동주의 序詩가 생각나는 아침이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2001.5.23.맑은 정신으로 살고픈 창원 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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