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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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큼 거창하지는 않지만
우리 여고동창생 계모임은 조금 쌩뚱맞다
모이는 날도 정해져 있지않고
어디서 무엇을 할것인가도 모른다
어느날 불쑥
"야 우리 만나자"
"그래 언제 만나면 좋켓노"
"연아 니가 결정해라"
문제는 항상나다
맨날하는일이 소득도 별시리 엄서면서
역마살만 잔뜩 끼여가지고
사방팔방 쏘댕기다보니 나랑 날짜 맞추려면
머리 쥐가 난다나 우짼다나..
이번 여름도 마찬가지다
지난봄에 만내고 안 만났으니 얼굴 보잔다
것도 1박 2일로..
송정 바닷가에 와 있으니 알아서 하랜다
하필이면 이날은 좀 거시기한 날이라
도저히 갈수 없고 새벽에 갈테니 놀고 있으라고 달랬다
창원에서 새벽 1시반에 집을 나섰다
태풍온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언제올지 기미도 안보이고
까만 밤은 날 끌고 부산으로 내달렸다
김해까지오니 하늘에 멋진 장면이 연출됐다
하얀 구름이 넘실대고 그 사이로 초생달이
얼굴을 삐죽히 내밀고 날 쳐다본다
고마 한방에 반해버렸다!
팔과 가슴을 핸들에 붙이고
고개를 쑥 내밀고 하늘을 보니
달이 히죽~ 웃는다
이러다 사람잡지
밤이라 고속도로에 차는 별로 없지만
내 하는꼴이 영락없이 사고감이다
달을 김해에 붙들어 매 놓고
부산에 진입하니 조짐이 이상하다
이슬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가랑비가..
바람이 홱 지나가면서 날 놀래키고
정확한 길을 몰라 이정표보고 갈라니
머리 쥐가난다
전화 할때도 엄따!
친구들에게 전화하니 받지를 않고
(알고보니 그 시간에 비를맞고 바닷가 거닐면서
추억맨들고 파도소리속에 스트레스 날렸다나..참!)
그래도 옛날 한번 간 기억이 있어 우찌우찌 더듬고
이정표 열심히보고 하다보니 송정에 도착했다
비는 이제 더 많이 내리고 바람도 거칠어져
나를 잡고 마구 흔들어 댄다..잘못한것도 엄는데..
파도소리는 나를 삼켜 버릴정도로 분노해 있는것 같고..
(참고:모텔에 차를 넣었더니 안된다고 했다 왜냐고 항의하니
방 하나에 차 한대만 넣을수 있댄다.그런법이 어디있느냐고 따지니
우리도 장사를 해야하니 어쩔수 없다고..할수없이 쫒겨나
밖에 차를 주차할려니 문제가 생겼음)
이렇게 새벽 3시가 넘어 친구들을 만났다
알고보니 방도 두개다
카운트에 따질려다 그냥 마음을 접었다
장사땜에 그런다하니 우째..
이때부터 나의 장난끼가 발동해 이방저방 다니면서
잠도 못 자게 만들고 카메라들고 설치니 자긴 글렀지!
이뿐 사진은 담에..ㅎㅎ
새벽을 그렇게 보내고 아침 밥을 먹기위해 기장으로 가잔다
멸치젖갈이 유명하고 미역이 유명한 곳 기장..
시골밥상집으로 갔는데 하늘이 무섭다
바람이 일정한 속도로 불면 그러려니 할텐데
이 바람은 미친년 널뛰듯이 뛰니 정신이 오락가락이다
하필이면 이집은 바람막이를 비닐로 맨들어 놔서
시끄럽고 마음이 더 불안하다
밥도 제맛이 아니다
그래도 우리의 아줌씨들 호호호..깔깔깔..
말똥굴러가는 것만봐도 웃는다는 소녀가 아니라
개미만 기어가는것만 봐도 웃는 아짐씨들이다
밥을 먹으면서 반은 소화를 시켰고 이제 갈데가 없단다
다수결로 결정봔게 "괴물" 영화보러 가잔다
나역시 영화 좋아 하지만 이건 아니다
내 혼자 펄펄 뛰어봐야 소용엄꼬 별수 엄시 또
부산 시내를 들어와 영화를 보러갔다
영화평은 하지 않겠다
만든 사람들의 존심이 있기에..
이렇게 우리의 한여름날의 추억은 만들어졌고
화려한 계모임은 끝이났다
진주 친구은 터미날로 떠나고
하단에 사는 친구는 내가 보내주기로 했는데
이친구 분명 뺑뺑이 돌리는 귀신에게 홀렸나보다
부산특유의 좁은 골목을 몇바퀴 돌고 나서야
겨우 빠져 나왔으니..길치..
만남은 소중한 것이다
특히 친구들과의 만남은 무엇으로도 바꿀수 없는..
나의 여름 휴가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창원오니 창원은 멀쩡하네
태풍도 다른 곳으로 꽁무니를 뺏다니
잘 됐구마!
이상 끝!
젠의 일기 였슴돠~!! *^^*
2006.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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