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림산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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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를 적시우는
한조각 바람
솔잎가지 방울방울
이슬의 분신되어
하얀 손길로
내 얼굴을 씻기운다.
내 영혼마저도,,,
밟아도 소리없는
낙엽,, 낙엽길
뿌연 이슬 함빡 먹고
마냥 잠들어 있다.
이슬 머금은 무거운 육신
연기속에 감추우고
밟아도 즈려 밟아도
부스럭 한점 소리없이
잠들어 있다.
뽀얀얼굴
고개 숙인 독수리바위
행여나 누가 볼까
엿보일까봐
날카로운 부리는
날개깃에 감춰두고
둥그런 엉덩이만
연기속에 고요히,
새생명을 품어안은
어미의 모습,,,
새아기를 지키는
아비의 모습처럼.
삶의 고동 요란한 아랫마을
내 삶의 요람,,, 창원,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김서린 창문
거대한 온천탕에 풍덩 담구어
십년묵은 찌든때를 벗는다.
사춘기 아이들 마냥
부끄런 몸
행여나 보일세라
하얀 비단으로 몸을 감싸고,,,,
창원을 둥글게 에워싸고 있는 많은 산봉우리들,,
천혜의 기계공단, 방위산업공단도시 창원이라고 불리움은
많은 산봉우리들에 둘러싸이고 해안이 근접해 있는 천혜의 지리적
여건 탓이란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삭막해 보이기 쉬운 공단도시속에 숨쉬고 사는 창원시민들중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창원이 삭막한 도시라는 감보다는
이 산봉우리들 때문에 자연과 인공이 어울어진 축복받은 도시라고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으리라.
그중에서도 도청 뒤 비음산을 형제같이 나란히 끼고 서있는
봉림산은 울창한 숲과 바위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창원시,
멀리 부산 김해시가지까지, 산아래 호수까지 끼고 앉은 전망이
어느 유명산 못지않게 탁월해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명산 제법 다녀 봤지만 도시안에 이만큼 산이 주는 풍광을 고루
갖춘 산은 잘 없기에 창원은 축복받은 도시임을 늘 생각 해 왔다.
공단도시를 내려다 보며 도시의 오염을 지키는 듯 서있는 수호신 봉림산,
주말마다 내집 문간방 마냥 들락거리듯 오르내린 또 다른 이름 정병산,
오늘은 이른아침부터 단숨에 치고올라 산마루 능선을 안개속에 거닐었다.
깎아지른 절벽을 자랑하며 하늘향해 부리를 쳐들고 서있던 독수리바위가
오늘은 뿌연 안개속에 몸뚱아리 일부만 살짝 드러낸다.
독수리 바위 아래까지만 왕복을 했다.
등허리에 배인 땀은 얼굴을 스치는 안개바람이 쫒아내듯 몰아내 버리고
등산화에 배인 차가운 낙엽이슬은 촉촉하니 그대로
차라리 오늘하루 생명의 물기인양 머리속까지 적시운다.
내려와서 쳐다보는 봉림산 산마루엔 아직도 구름인 듯 안개인 듯
하얀 장막이 드리워져 있다.
한주일 찌든때를 봉림산 안개속에 날려 버린 듯
몸과 마음이 날아갈 듯 가벼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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