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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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쓴지 오래
빨간 제비집에 모이준지 오래
요즘 제비들 굶어 죽고
텅 빈 집만 남기어
강남으로
모두 떠나 버렸네.
동네마다 제비집에 거미들 집 짓고
오히려 거미줄에 모이 걸리어
잠깐 들린 제비들도 다시 오지 않네.
제비집에 모이 주는 설레임은
첫사랑 같은 설레임은
강남에 간 제비들처럼
돌아오지 않네.
편지 읽은지 오래
제비가 물어 온 박씨 본지 오래
제비들 박씨 찾아
강남으로
모두 떠나 버렸네.
지붕마다 열렸던 박들 사라지고
처마 밑에 박씨 심었던 설레임은
흥부가 박 타는 기대감의 설레임은
강남에 간 제비들처럼
돌아오지 않네.
첫사랑의 설레임을
편지 보내는 설레임을
편지 받는 설레임을
다시 느끼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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