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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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밤을 꼴딱 세운다.
이달 들어 다섯번째.
그래도 죽진 않는구나.
--인간이 평균 일곱 여덟시간은 자줘야 되는데...
그 밤을 한정없이 걷고 또 걷는다.
인간의 홍수다.
보따리 하나씩 걸머진....
빵 빵 날카로운 자동차 경적은
더 이상 위협이 되지 못한다.
날이 새기 전에 한 곳이라도 더 돌아야하는
보따리들에겐
목적지만 보인다.
쉴 새없이 울려대는
노래소리는 마약같다.
밤이 아니라
낮이라고 악악거린다.
"될까?..."
"저거 들여놨다 처지면?..."
"요즘 경기가 저런 털옷 괞찮나? 패딩이 나을까?"
"저 말 믿어도 되나?"
"유행?"......
"가격이 너무 센데..."
솔깃했다가, 움찔했다가
혹시나 했다가,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하고,
속성으로 흘러간다.
여섯 시간을 내리 걸었다.
눈은 쉴 틈없이 반짝이고
밖엔 초겨울의 찬바람 매서운데
웃옷은 벗어 팔에 걸친다.
뜨거운 김 뽀얀 포장마차에서
우동 한그릇 후루룩...
딴 건 깔깔해서
안 넘어간다.
한 무더기씩 보따리들이
웅성거리고 앉았다.
여긴 불경기가 없구나.
동대문 밤 포장마차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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