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내버려 두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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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이 벗어놓은 옷들을 개키다가 가게 문 밖을 내다보았다.
까만 승용차 한 대가 흰 띠를 두르고 지나간다.
사람은 하나도 없는 영구차가 그 뒤를 따르고.....
어제 근처 초등학교의 6학년 다니던 아이 하나가 잘못 되었다더니
그 아이의 마지막 길인가 보다.
학교 잘 갔다와서 학원까지 다녀와서는 아침에 일어나다가 그대로
쓰러져 눈을 감고 말았다는 이야기다.
학교에서 어떻게 해드리면 좋겠냐는 물음에
그냥 평소 공부하고 뛰어 놀던 교실과 운동장을 마지막 가는 길에
보여주고 싶다 했다던 부모들.
아마 이 시장 골목도 그 아이가 늘 다니던 길이었던 게지.
콧날이 시큰해지고 가슴이 멍멍해진다.
지금 그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 귀엽던 모습을 어떻게 묻어버리고 잊어버리고 살아질까.
염치 없게도 내 아이의 근황이 궁금해지고 만다.
사인을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아이들도 요즘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그렇게 더러 쓰러지는 경우가 있다고 아이들 너무 닥달하지
말라고 마침 학부모간담회에 갔다오던 동생이 이야기한다.
정말 요즘 우리 아이들 보면 너무나 측은한 때가 많다.
내 기억 속의 학창 생활이란 고2때 부터 공부 열심히 했을 뿐
그전 까진 학교 갔다오면 친구들과 놀기 바빴는데....
학원엘 다니지 않는 우리 아이들 늘 집에만 있어서 왜 친구들하고
놀지않니? 물으면
"애들이 학원 갔다오면 일곱신데 어떻게 놀아요?"한다.
학교 수업 끝나면 두 세군데 학원 순례하고 숙제하면 놀 시간이
없는게 현실이다.
누가 이렇게 한심한 세상을 만들어버렸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잘못 굴러가는 데로 내버려 두어야 하는건지....
한 없는 무력감만 밀려온다.
집에 전화를 넣어보았다.
아이들은 할아버지랑 뒷산 할아버지의 텃밭 한 귀퉁이에 만들어
놓은 저희들 꽃밭에 올라갔다고 할머니가 전화를 받으신다.
내 아이들은 다르게 키우고 싶다.
즐겁고 명랑하게 밝고 건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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