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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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따사로움도 고요한 어둠속에 소리없이 묻히고
가끔씩 들려오는 낮은 자동차음과 분별할 수없는
소음들만이 불빛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담장마다 흘러 내리던 붉은 장미꽃 짙은 향내가
사과를 한 입 베어문 자국처럼 남겨져서는 아직도
내 마음에 상처를 내고 있다
하루종일 햇볕속에서 놀던 아이들,
그 아이들이 채 담아 가지 못한 웃음들이 빈 그네위에서
출렁거리다 불꺼진 어느 집 창 앞에서 돌아가지 못한
어느 아쉬움과 만나 작별을 하듯이 그렇게 오월을 보냈다
그리고, 푸르름을 등에 업은 등나무, 그 아래서,
아주 조심스럽게 나풀거리던 그리움처럼 서 있는 유월을 보았다
서른이 지나면서 부터였을까?
시간이 너무도 빠르게 흐른다고 생각한 것이...
손 써볼 틈도 없이 생겨나는 기미를 염려하고,
아이들의 양치질을 거들면서도 내일 아침식탁에 놓여질
반찬을 걱정하는 일이 몸에 배인 습관처럼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마음이 인식했을때
누군가 알아채지는 못 했겠지만 어느날, 그게
너무나 서러워서 혼자서 많이 울었다
꿈은 나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시간은 조금의
양보도 없이 자꾸만 흐른다는 것에 나 자신은
어떤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내 꿈에서 멀어지지 않기 위해서 나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생채기 하나 없이는 이룰 수있는 꿈도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면서 부딪치고 쓰러지는 것만 염려하던 나는
어느새 안으로 안으로 나약해지고 있었던거다
지금 마악 들어 선 유월의 문턱
선잠 깬 아이의 얼굴같은 투명함 속, 감춰지지 않는
그리움을 들고 서 있는 그 유월속으로 걸어가본다
그 안에 반쯤 감긴 눈으로 꿈을 꾸고
세상을 바라보던 내가 있다
아직 손 닿을 지척에 꿈을 두고 사는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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