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서
나른한 오후의 꿈
풍경을 담은 사진 한 장
비스듬히 걸린 거실
느릿한 햇살 한자락
겨우 허락한 창문 앞에서
색바랜 추억을 기억하듯
나는 천천히 신문을 읽는다
반쯤 비워둔 찻잔속으로
힘없는 나른한 오후가
소리없이 지나간다
오랜 은둔생활 그 안에서
반쯤 지치고 상처받은 내마음은
버려진 신문속의 활자처럼
세상밖으로 튀어 나오는
간절한 꿈을 꾼다
누군가의 마음을 허락없이
훔치는 꿈을 꾼다
나른한 오후 자고깨면 사라질
봄날같이 허망한 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