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이
사랑(3)
사랑(3)
-산굼부리 억새밭에서-
구름이
하늘 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척박한 섬에 내려와 억새로 피었나 보다
강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니 또 어쩔 것인가
다행인 것은
그래도 이곳에서는
작은 줄기에 의지하여
몸을 지탱할 수 있잖니
날릴 듯 말 듯
이제 그만 미련을 버리고
저 멀리 떠나버리면 좋으련만
어디서나 딱히 좋은 환경이란 없다
다만 견디어가며 적응할 뿐이란다.
한 사랑이 떠나가기 전까지
사랑은 인내하며 견디는 것인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