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상을 품은 아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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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얀 버선코 보일세라
옷 매무새 단정히 부처님께 치성 하고
고개 들어 천불상을
좌우로 훑고, 아래 위으로 훑고
아낙의 큰 눈이 잠시 멎는 듯
찰라에 벌거숭이 동자상을 치맛자락에 품었는지
분 바른 얼굴이 볼그스래 달아올라
시선이 마주치자 살알짝 고개 돌려
벗은 고무신 꿰어차고 종종걸음 달리네
사천왕상 부릅뜬 눈을 애써 외면 하고
일주문에 다달아서야 잊은 양산을 받처들고
송글이 맺은 땀을 손등으로 훔쳐내네
아마 지금쯤
대웅전 큰 부처님도 껄껄걸 웃고 있을까?
20010728 직지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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