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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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일어나 나를 깨웠다.
타인의 아픔을 방관했었고
사랑을 나누어 주지 못했다.
아니 아픔과 사랑이란 단어조차 몰랐다.
걸인에게 동전 한 닢 건네주지 못했고
행려병자의 붉은 머리띠를 보면
달려가 돌맹이를 던졌다.
그랬다.
그땐 어려서 몰랐고
지금은 알고도 모른 체 한다.
마치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인냥
그렇게 세월이란 시간이 흘러
지금에 이르기 까지 나에게 남은
일말의 양심이 부끄러워
미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그저 범부로 남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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