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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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있었던 일 한가지...
우리시어머니 일요일 아침에 갑자기 나를 불러 세우더니 안방 문짝 아랫부분
약간 부서진 곳을 보시고 하시는 말씀
"애 너이거 왜 부서진줄아니? 내가 너희들 서운해 할까봐 지금껏 애기 하지못했다
이거 효상이(큰아들)가 국민학교 2학년때 학교에서 오다가 갑자기 비를 만나 옷이
다젖고 물을 뚝뚝 흘리며 들어와서는 울고불고 골질하다가 발로 걷어차서 그런거란다
내가 그때 이후론 비오면 우산가지고 학교로 쫒아 갔었다"
사실 문짝이 부서진 원인은 따로 있었지요
우리 영감이 재작년에 시아버님 돌아가시고 너무 속상하다고 술이 만취가되어
마루에 누워있다가 술김에 발로 문짝 구텡이를 걷어차는 바람에 한구석이
쏙 들어가 버린것인데 사는데 별지장 없고 문은 항상 열어 놓고있기 때문에
그동안 잊고 있었거든요
속으로는 우습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지만 어머님께는
"그랬어요 속상하셨었겠네 왜 애기하시지 그러셨어요"
하고 말았다 그애기를 아침밥을 먹으며 영감에게 살짝 했더니 벼락같이 소리를 질러
"노인양반이 쓸데 없는 소리를 하구 그래요 그래" 하며 노발대발
시어머님을 야단하지 뭡니까 에구구 .... 꼭 내가 고자질 한 폭이되었지요
그바람에 영감과 다툴뻔했지요 ... 아니 그래 당신 어머님 한테 그래두 되남...
영감은 아마 어머님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치매끼를 인정하기가 싫었든가 봅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건 인정하고 치료를 받는 중이니까 달리 무슨 방법이
있는지 알아 보아야 하지않겠습니까? 우짜자고 아침 밥상에서 그 난리를 피우는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아들의 야단을 들어가며 아무말없이 진지를 드시는 시어머님을 보고있자니
공연한 눈물이 핑 돌고 콧끝이 찡하는 바람에 아침 밥을 먹다가 수저를 결국
놓아야했지요 사람의 나이 듦에 서러움이란게 이런게 아닐까
아무도 내 마음을 읽어 주지 못하는거 그리고 대화의 단절.....
어쩝니까 나도 점점 할머니가 되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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