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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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가장 추운날!!
어제는 하루종일 영감님이랑 메주를 만들었답니다
조금 늦었지만 내년봄에 된장, 간장을 맛있게 만들려면
서둘러야 했답니다
직장에 다니는 동안 친정 어머니께서 하시것을 어깨너머
로만 보다가 제가 직접 하려니까 정말 힘들었답니다
그래두 집에 큰일때만 쓰던 커다란 까스버너가 있고
양은솥이 있어서 한말이 좀더되는 콩을 한꺼번에 넣고
푹 삶았답니다 콩이 삶아지는 동안 구수한 냄새를
맡으며 어린시절을 떠올려 보았답니다
어린시절 친정어머니께서 초겨울만되면 하얀콩을
두말씩 팔아다가 메주를 말들곤 하셨습니다
커더란 가마솥에 깨끗이 씻은 콩을 넣고 장작불을
피웁니다 끓어 넘치는 솥뚜껑을 몇번이고 열었다
닫았다 하다가 나중에는 불씨를 조금만 놓아두고
한참을 뜸을 들이곤 했지요
그때 어머니께서는 삶아진 콩을 그릇에 조금떠다가
장독대에 내다 놓으셨습니다
그리곤 다 삶아진 콩을 광주리에 퍼내어 물을 뺀다음
절구에다 붓고 쿵쿵 찌어서 다찧어 지면 큰 상을 펴놓고
그위에서 네모나게 메주를 만듭니다
네모나게 하려면 한참을 씨름해야죠 네모가 잘되지 않기
때문에 만질때마다 자꾸 찌그러 졌습니다
"엄마 메주가 왜이렇게 찌그러져" 하면
어머니께서는 "마음이 삐뿔어서그래 여자는 마음이예뻐야
한단다" 고 하셨기 때문에 손에 범벅을 해가며 씨름을
해야만 했답니다 결국에는 네모는 만들지 못하고
작고 둥근메주만 만들어 한켠에 놓아두곤 했었는데
그 작은 메주는 나중에보니 담북장(빠개장)을 만들때
쓰셨습니다
메주를 다만들고 저녁을 먹고 잠이 들때쯤에 어머니께서는
그릇에 숫가락몇개를 담아 가지고 들어오셔서는
이것 먹어라 해서보니 그건 바로 살짝 얼려서 설탕을
섞은 삶은 콩이었습니다 과자가 흔치않던 때이라
그때는 정말 맛있는 과자였습니다
입에서 살살 녹아들었답니다 욕심이나서 많이 먹으면
아침에 영락없이 설사를 하곤했지요
힘들게 만든 메주 열두 덩이...
영감님과 메주를 만들며 어린시절이야기에 힘든줄도
모르고 추운 겨울 긴 하루해를 즐겁게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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