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곰돌이, 곰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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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를 사과상자에 조심조심 담아서
동물병원엘 데리고 다녀왔다
어제 까지만 하도 금방 숨이 넘어갈것 같아서
우리가족은 아예 포기할까 했었다
어제 저녁나절에 집을나가 영감님이 후레쉬를
들고 여기저기 비추어 가며 한참을 찾았다
헌 사랑채, 뒤꼍으로, 뒷동산, 닭장속, 헛간....
등등 속속들이 찾아도 나오지를 안아서 어디가서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나남은 곰순이 마저 병이날까봐
밤에 잠을 자기전에 영감님이 줄을매어
현관앞에 다가 잡아 매어 놓았다 그랬더니
이녀석이 밤새 낑낑 깽깽 캥캥 끙끙끙....하는 바람에
잠을 설쳤다
그러더니 새벽녘에 조용해졌다
그래 아 이제는 결이 삭아서 조용해졌나?
했다 아니다 5시 반에 현관 밖을 내다보니
집나갔던 곰돌이가 돌아와 곰순이랑 엉겨서
잠을 자고 있는게 아닌가?
아마도 곰순이가 알는 소리를 질러대니
무슨 일 났는줄 알고 어디서 내려온 모양이다
천만다행이 아닐수없었다
너무 반가워서 현관문을 열고 나가니 곰돌이가
엉덩이와 꼬리를 한꺼번에 살랑살랑 흔들며
바짓가랭이를 무는것이 아닌가
에구구...업동이... 곰돌아...네가 살아왔구나..
이마를 만져보니 약간 열이 있는듯하고 어제보다
눈동자는 생기가 있었다
곰순이는 덩달아 나는왜 만져주지 안냐고 소매를
물고 늘어졌다
아침밥을 먹고 볼일을 보고난다음 두놈을 사과상자에
조심조심담아서 동물병원엘 데리고 갔다
곰돌이는 두번째라 얌전히 있었는데 곰순이는
처음이라 버둥거려 한참 실갱이를 했다
곰돌이는 주사 두대, 곰순이는 예방주사 한대
이제는 그놈의 장염인가 무엇인가가
왕창 떨어져 나가겠지....
오늘 저녁엔 고깃국물에 밥을 조금 말아서 주었더니
국물만 쩝쩝거리고 쬐금 먹고 말았다
나머지는 곰순이가 허겁지겁 먹어치웠고
배가 아주 동그라미가 되었다
박카스병에 약을 풀어넣어서 영감님이 곰돌이 입을
벌리고 내가 약병을 곰돌이 입에 넣고 간신히 약을
먹였다 간난아이 약먹이기 보다 훨씬 힘들었다
곰돌아! 이제는 제발 아프지말고 건강하게 펄떡 펄떡 뛰어놀아라....
곰순아!! 너는 밥좀 쪼금만 먹어 여자가 배나오면 시집못가...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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