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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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TV에서 소방관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나왔다
불이 활활 타오르는 집 속으로 뛰어들어 온몸에 화상을
입은 어린아이를 안고나와 구급차를 향해 소리지를며
뛰어가는 소방관의 절규를 보았다
어찌나 가슴이 뭉클하던지 차마 눈뜨고 볼수가 없었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통행금지가 있어 밤 12시가 되면
소방서에서 싸이렌이 울렸다 그리고 경찰관 아저씨하고
의용소방대원을 제외한 주민 대표 한사람씩 차출되어
밤새도록 야경을 돌았다
그때에는 겨울만 되면 초저녁에 찹쌀떡 장수와 메밀묵
장수가 "찹쌀떡~ 이나 메밀묵 사려~~"하는 소리가
간혹 끊이지 않고 들려오곤 했었다
나의 아버지는 의용소방서 대장을 하셨었고
여름이고 겨울이고 허구헌날 소방서에 비상싸이렌이
울리면 군복같은 제복을 제대로 입지도 못하시고
달려나가시곤 하셨었다
불을 끄러 나가신 아버지께서 집에 돌아 오실때까지
어머니와 난 잠을 설쳐야만 했다
그때는 나도 어렸으므로 아버지를 기다리시는 어머니께서
얼마나 가슴을 조려야 했는지 아무도 몰랐다
돌아오신 아버지는 얼굴에는 숫검뎅칠을 하고
머리도 불에 그을리고 옷도 군데군데 불에 타 구멍이
나있곤 하였었다
그래도 아버지께서는
"불 다 끄고 왔다" 며 개선장군처럼 당당하게 들어오셨다
어머니는 아무말 없이 목욕이나 하시라며 갈아입으실
옷을 내어 놓곤 하셨었다
만화책을 좋아하셨던 아버지
아버지의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밤을 지새우던 날이 몇날이던가
당신 스스로도 힘든 전쟁이셨으리라
쉬흔 아홉수를 못넘기고 간경화로 유명을 달리하신
아버지께서는 우리 자녀들에게 항상 따뜻한 가슴으로
말씀하셨고 삶도 그렇게 살아가야 된다고 누누히 일러 주셨다
이발업을 하셨던 아버지께서는 주말이면 이발도구를 챙기시어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에있는 보육원을 찾아 그곳의 아이들
머리를 잘라주시곤 하셨었다
동생과 함께 따라가서 그곳의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다 오곤하던 생각이 난다
TV를 보면서 새삼 아버지가 보고파 견딜수없는 그리움에 한참동안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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