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새벽 소낙비소리에...
|
| |
|
|
| |
| |
| |
창문으로 비쳐지는 밖의 어둠침침한 그늘속에
우두두둑... 쏴아아~~ 하며 쏟아지는 소낙비에
이어 번개가 번쩍번쩍.. 천둥소리 우루룽 쾅쾅...
그러지 않아도 영감님 숙직으로 혼자 외로운 밤
잠을청하다 보니 엎치락 뒤치락 단잠을 설치고
있었는데 난데없는 비까지 쏟아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빗줄기를 뚫고 우산을 펴고 아무생각없이
매일하던 습관으로 산에 올랐다
비오는 새벽 아무도 없는 산길...
적막하기 그지없는 산골길을 나혼자 걷고있다
빗줄기가 땅바닥에 부딫는 소리, 우산에 부딫는
소리, 내발자국 소리 저벅 처벅 처벅...
고운물에 찰랑찰랑 내리는 소리...
찌는듯 무더웠던 한여름도 한풀꺽여 이제는
따뜻한 아랫목을 그리워 하는 내 닭살돋은 살갓들...
난 이 적막감에 젖은 외로움을 즐기는 가보다
대문앞에 만발한 진홍색, 진노랑을 자랑하지만
물을 먹음고 바래진 모습을 내밀고있다
햇볕이 좋아지면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여보리라
담밑에 아무렇게나 넝쿨을 틀고있는 어린호박잎을
열댓장 따냈다 까실한 줄기를 벗겨내고 살짝찌면
아침 밥상이 화려해 지겠지, 그속에 토란이 두어줄기
올라와 넓고 고운 손바닥을 펴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
언제 여기에 와있었을까?
아직도 빗줄기는 속도를 늦출줄 모르고 실도랑을
만들며 화단으로 마당으로 흐르고 있다
내눈빛도 도랑줄기를 타고 흘러 가고 있었다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