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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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시리 어린이 날이나 무슨날만 되면 어른들도 덩달아
싱숭생숭 해진다 특히 우리영감님은 더 한듯하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꼭 도시락을 싸가지고 먼데가 아니더라도
물가나 산으로 가야만 했다 기분내려고....
아이들이 다큰 지금도 정작 어린이날이되자 애들 데리고
가까운 산에라도 가야하는데 하며 중얼거렸지만
못들은척 해 버렸다
시골에는 요즘 농사철이라 고추도 심어야하고 또 올해는
조금씩이라도 고추, 참외, 수박, 토마토, 가지, 상추, 열무, 치커리
아욱, 호박, 등등을 심어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
앞으로도 콩이랑, 들깨등을 심어야 한다
5월 5일에 서울에 사시는 셋째 시아주버님께서 고속버스로
시어머님을 모시고 오신다는 연락을 받고 안성에가서 기다렸다가
시골로 모시고 왔는데 어머님께서도 어린이날인데 아이들
시골에 왔냐고 물으신다 늦게 올거라고 말씀을 드리고
안되겠다 싶어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삶아서 냉동실에 넣어둔
쑥을꺼내 물에 담가놓고 쌀을 몇되 퍼서 씻어 담가 놓았다
쑥개떡이나 쑥송편이라도 만들어 먹을 생각에서....
오후에 아이들이 왔다
지난번에 주문진에서 사가지고온 생선대구를 꺼내 무우와
콩나물을 넣고 얼큰하게 찌게를 끓여서 저녁을 먹고나니
큰아이가 밤낚시나 가야겠다며 나섰다
이튼날 아침일찍 서둘러서 방아간에가서 쌀에쑥을 석어서
가루로 만들어다가 아침을 먹고는 반죽을 해서 쑥 개떡과
까만콩과 깨를 넣은 송편을 만들었다
찜통에서 꺼내어 조금 식힌다음 참기름을 듬뿍 발라 놓으니
쑥냄새와 참기름냄새가 범벅이되어 아주 고소하고 향긋한
냄새가 온집안에 진동을 했다
우선 한접시 담아서 어머님을 드렸더니
" 애 나 점심 안먹는다 떡이나 먹을란다 " 하셨다
유난히 떡을 좋아하시는 우리 시어머님 덕분에 시도때도
없이 떡가루를 해놓고 조금씩 만들어 먹어야 한다
쑥개떡을 조금떼어 먹어보니 쫄깃쫄깃 한것이 고소하고
맛이있었다 " 내가 했어도 맛있네 "..
한시 이십분경에 아이들이 낚시를 끝내고 집으로 왔고
영감님도 결혼식장에 갔다가 막 들이닥쳤다
" 이게 무슨 구수한 냄새냐! 떡했구나! 그래 오늘같은 날은
떡을 먹어야 돼 어린이날인데..."
어린이 날인데 왜 떡을 먹어야 하는지... 참..
아이들이 물고기를 제법 많이 잡아왔다
손바닥 만한것부터... 손가락 만한것까지...
영감님은 신이났다
" 야! 고기 많이 잡아왔네..!! "
좀 큰놈으로 골라 냄비에 묵은 김치를 헹구어 바닥에 깔고
무우를 썰어서 그위에 얺고, 또 그위에 물고기를 놓고
고추장 양념을 해서는 케케로 물고기위에 고추장 양념을 충분히
발라 중간불에 푹 끓였다
아이들이 잠을 자는 동안에 붕어찜은 잘익었고
영감님은 붕어찜 때문에 목이 탓는지 여섯시에 아이들을 깨워서
저녁을 먹었다 아이들이 잡아온 붕어찜과 함께....
올 어린이 날은 아이들이 잡아와서 만든 붕어찜과
쑥개떡, 쑥송편으로 푸짐한 어린이 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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