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님의 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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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글을 몇자 적어 넣으려니 눈가엔 벌써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기운이 팔팔해 하루면 하루종일 낮잠 한번 주무시지
않고 밭에서... 마당에서... 뒷곁에서 호미와 빗자루를 들고
사셨던 시어머님!
오늘 따라 왜그리도 애석한 생각이 드는지 드시던 약도 떨어져 병원엘
가셔야 한다니까 네가가서 약만 가져오란다
어디가 아프신지 의사선생님께 가서 진찰을 해야한다니까
그제서 어쩔수없이 따라 나섰다
병원엘가도 어디엘 가도 손을 꼭 붙잡고 다녀야 한다
마치 처음 밖에 나온 아이처럼 어리둥절하여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더듬거리시고... 계단을 오를때도 힘이드셔서 부축을 해야만 한다
병원이라는게 가면 한자리에서 볼일을 다보는게 아니다
먼저 접수를 하고 원하는 과에가서 기다렸다가 이름을 부르면
의사와 면담, 진찰을 하고 다시 검사를 하려면 원무과에 다시가서
계산을하고 임상병리실, 방사선과, 심전도실 원하는 검사를 하러
다른방을 누가 안내해주는 사람도 없이 혼자서 다녀야 한다
그러니 우리 어머님같은 노인분들은 누군가가 꼭 따라다녀야
병원에서 원하는 볼일을 다볼수있다
또 검사결과가 바로나오는게 아니고 두세시간 심지어는 하루종일
기다렸다가 다시가서 결과를 보고 처방을 받아서 약국으로가서
약을 타야한다 노인에게는 얼마나 힘든일인가?
병원에서 검사가 끝나고 점심때가 되어서 내 생각으로
칼국수나 먹을까 해서 평소에 잘가는 칼국수집 앞에 차를대고
내리시라고 차문을 열었더니 여기가 어디냐 신다
"어머니 칼국수 먹고 기다렸다가 다시 병원에 가야해요"
"뭐 애 나칼국수 안먹는다"
"그럼 어머니 뭐 드시고 싶은거 있으세요?"
"나 짜장면 먹고싶어"
사전에 여쭈어 보지 않은 내불찰이다
중국집에서 탕수육 작은거로 하나먼저 시켜드리고
나중에 짜장면이 나왔다 탕수육을 드실때는 잘 드시길래
다행이다 싶었는데 수타짜장면 집이라 국수가락을 손으로
뽑기때문에 미리 한그릇은 가늘게 뽑아달라고 부탁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주방에 말이 전해지지않아 젊은 사람위주인
굵은 가락으로 나온것이다
"애 이걸 먹으라고 해준거냐"
에구구... 굵은 국수가락 골라내고 가는걸고 골라서 드리고
그긴 가닥을 골라내느냐고 진땀을 뺏다....
젓가락으로 이리뒤적 저리뒤적 하시더니
"맛이 없어서 못먹겠다 옛날 맛이 아니네"
세월이 가면 음식도 변하고 입맛도 변한다
오늘따라 어깨를 축늘어뜨린 모습으로
"내가 죽을때가 되었나보다 기운이 하나도 없어"
그러시면서 아버님이 보고싶다고 하셨다
검사결과는 다행이도 별이상은 없었다
피곤하신지 그냥 주무시겠다는걸 진지드시고 약드시라고
권해서 지금은 자리에 누우셨다
젊은시절에 시앗을 보아 마음고생을 무척해오셨던 시어머님
어머님! 아프시더라도 오래오래사세요
제가 곁에 있으니 안심하시구요 다음에 맛있는 짜장면
만들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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