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이 순자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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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씨는 지금 38살이다.
그리고 근육 무력증에다가 류마티스관절염까지 있어 팔다리 관절이
모두 휘어져 꼼짝도 못하고 누워있는 처녀다.
간호는 올케가 하는데 순자씨 엄마는 뇌졸중환자로 치매증상까지 있다.
중학교 3학년이되는 16살때 부터 팔다리에 힘이빠지기 시작하면서
졸업도 못하고 지금까지 자리를 보존하고 집안에서만 지냈다고 했고
집안형편도 좋지를 않아서 치료도 제대로 받아보지 못했다고 했다.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이 아닐수없었다.
한창 밖에나가 친구들과 어울리며 뛰놀 나이에 몹쓸병에 걸려 방바닥을
등에지고 누워 지내야만 했다.
순자씨는 머리가 보통수준을 넘는다
누워있으면서도 식구들을 수족부리듯 한다
오빠, 올케, 조카들까지 순자씨에게 절절맨다.
이유는 나도 잘 모르지만 아뭏든 대단한 아가씨다.
손가락도 둥글게 휘어져서 매끼니마다 올케가 떠먹여주고 대소변도
물론 올케가 모두받아내고 있었다.
한가지 예를들면 전화는 항상 순자씨옆에 있는데 수화기에다가 기다란
대나무(등긁는) 를 묶어놓고 두손바닥으로 들어올려 누워서도 외부에서
오는 전화를 직접받는다.
처음에 방문해서 그모습을 보고 아연해 했었다.
그리고 인사이동으로 다른직원이 찾아가면 경찰에서 받는 심문처럼
질문공세를 받아야한다. 그만큼 경계를하고 사람이 바뀌는것에 대해
매우 민감해 했다
그런 아가씨를 신기해 했다면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아뭏든 나는 그런
순자씨를 동정했다. 그리고 몸상태라든지 가정형편이라든지 모든 것을
파악하기위해서 매주 토요일 오후만 되면 일부러 약도 가져다 주고
자원봉사자와 함께 들렸었다.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휘어진 관절 맛사지도 해주고, 대소변도 받아내어
주고,목욕도 시켜주고, 손톱 발톱도 깍아주면서 자원봉사자들과 나는
한몸이되어 정성껏 보살펴 주었다.
그렇게 일년이 넘게 관리를 했는데 결과는 아주 좋았다.
제일처음 효과를 본것은 손가락 관절이다...
움직이지 않던 손가락관절이 전화기를 잡을수 있을 정도가 된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이 더좋아해서 나중에는 보건소에 연락도없이 자기들끼리
(3분이서) 순자씨를 동생처럼 보살피러 다니곤 했다.
지금도 직원들이 일주일에 한번정도 방문을 하고있고 한달에 한번은
재활전문의와 함께 방문해서 진료도 해주고 있다.
전신마비가 되었든 반신마비가 되었든지 환자에게는 전문적인 진료와
꾸준한 장기적인 물리요법.. 치료 그리고 따뜻한 위로가 정말 중요하다
물론 가족에게는 그런 환자가 집안의 커다란 애물단지로 여겨지겠지만
한 인격체를 가지고 있는 젊은 아가씨를 걸음을 걸을수없다는 것만으로
집안에 방치상태로 놓아두는 것은 멀쩡한 사람을 꼼짝못하게 묵어놓는
것과 똑같은 현상이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중 약간의 거동이 되거나 휠체어를 탈수 있을 정도의
환자들만 6 명정도 선정해서 가까운곳이지만 야외나들이를 갔던적이있다.
적어도 10년 20년을 방안에서만 있던사람들이 바깥나들이 나온것이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땅바닥에 앉아서 흙을 만져보고 풀잎도 만져보고
눈물을 아니흘릴수 있겠나.. 환자, 가족, 직원, 봉사자 모두 울음바다가
되었었다.
환자 6 명이 움직이는데 앰블런스 두대 승용차 4대에 가족이 6명, 직원5명, 자원봉사자 6명이 따라붙었다. 안전사고방지를 위해서..
순자씨도 지금 열심히 재활하기위해 노력중이다.
자기 자신조차도 죽는날 받아놓은 사람처럼 살다가 손가락이 움직이는걸
보고 힘을 얻었나 보다..
똘똘이 순자아가씨 힘내.. 내가 승용차 태워서 그 보고싶어하는 바다
구경시켜 줄께.. 순자씨 지팡이 짚고 일어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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