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란
글은 숲 속의 잠자는 공주
밤새 미풍에 떨어진 나뭇잎은
계곡의 물을 따라
산 밑으로 하야를 하고 있겠지요
가을이 올라치면
긴 펜대를
입술에 지그시 물고서
사색에 깊이 빠져 창 밖을 바라보며
잘나지도 못한 마음으로
폼잡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어제의 추억은
다락방 구석에서 졸고
글을 썼다 지웠다 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변해가는 모습을 담아 보려고 하지만
마음은 훼를 치고 일어 나는데
글은 숲 속의 잠자는 공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