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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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여중 7기 방송부원 모집
2000년3월 12일
문득 이 푯말을 보며 오기가 생겼다.
들어가야지! 들어갈꺼야.
초등학교때 학생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데
굉장하게 존엄하고 위대해 보인곳이 방송반이 였을 뿐이다.
친구들과 함께 방송실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마냥 뽑히기만을 손모아 기도했고 그리고 간절히 소망했다.
신청서를 제출한 학생은 80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에 솔직히 내 자신도 움츠려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80명 중에 4명이라...
이러한 수에 나는 왜 자신을 잃었을까~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수보다 더 큰 수들과 접할일이 많을텐데...
어쨋든 1차~4차까지 모두 통과해서 20: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였다.
그리고 1년뒤~ 지금!
후배를 맞이하였다. 올망지망한 후배들... 조용히 서서 말없는 귀여운 것들을 보며 흐믓함을 느낀다. 그리고 사랑을 느꼈다.
하지만 얼마 않가 후배들은 우리의 마음속에 벗어나고 있었다.
이거하라... 시키면 저거하고... 저거하라... 시키면 이것을 하고 있는 천치들... 환장할 것만 같은 분노에 그 귀엽던 후배가 기분나쁜 존재가 되기까지.
짧은 시간에 흙탕물로 만들어졌다.
오늘은 1학년 애들의 기계시험이 있었다.
우리의 2학년들은 기계를 엄청나게 힘을 써 가르쳤고 후배들도 태연하게 배우고 있었는데... 시험을 본 결과~
3학년 언니들 앞에서 고개도 들지 못하고 우리는 혼나야 했다.
1학년들이 시험을 못 봐서 3학년에게 2학년이 혼난다?
언니들은 말씀하셨다. 늘 그랬다. 1학년이 잘 못하면 니들이 혼나!
고개를 숙여 한참을 혼나고 집에 가는 길에 1학년을 만났다.
만나자마다 허리숙여 인사하는 후배앞에다 침을 뱃는 꼴이다.
"니들 죽을래? 이게 뭐야? 기계 모르는거 있음 물어보라고 했어... 안했어?
다 안다고 해놓고선.. 시험을 다 망쳐놔? 니들 우리 죽일라고 작정했지?
내일 학교에서 봐! 니들 죽일거야."
후배들을 대하는 말투는 항상이랬다. 우리는 선배언니들께 이런 말투를 느낀적은 없었는데... 갑자기 죄책감에 휘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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