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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취해
황동규
삶에 취해 비틀거릴 때가 있다
아스팔트 갈라진 틈에 구두끝을 비비다가
밖으로 고개 내어미는 풀꽃의
쥐어박고 싶을만치 노란
콩알만한 꽃송이를 보거나
구두끝에 꽃물 남기고 뭉개진 꽃의 허리가
천천히 다시 들릴때
봄날 아파트 뜰에서
같이 살며 잊고 지낸 문딩이 새를
문득 새로 만날때
눈썹이 희고 목이 노란
(이름이 뭐드라. 얼굴은 참 낯익은데)
그놈이 까딱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잠시 머리속이 환해 비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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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글 :
55  옛 시 두편 - 小窓淸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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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글 :
53 주문진 바닷가에서 -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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