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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경
황동규
떡버들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꽂혀 있는 연못가
수양垂楊도 두어 그루 섞여 있다.
늦여름, 모두 반쯤 말라
수면에는 구석에 수련 이파리 몇 모여 있고
나머지에는 개구리밥이 그득하다
건너편 둔덕엔 미루나무 다섯 그루
하늘을 향해 촛대처럼 꼿꼿하게 서 있다.
눈 앞 떡버들에서 때 이른 낙엽 한 장 날아올라
팔랑나비가 되어 연못을 건넌다.
그가 떠난 나무 둥치에 붙어 있는 두꺼비
등이 무엇엔가 찢겨 있다.
되게 편치 않겠다.
나무들이 길게 흔들리고
두꺼비의 눈 한없이 고요해지고
채 삼키지 못한 아픔처럼 공기가 확 달아오른다.
어디서부터 이런 풍경이 따라 붙었지?
혹시 지운다면 지워질지도 모르지만,
나는 눈높이 지구가 눈부셔 더듬거린다.
떡버들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꽂혀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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