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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꽃 하나가
최승호
꽃하나가 혀를 내밀고
참았던 향기를 토한다
봄의 꽃 향기가 입술밖으로
이쁜 혀를 내밀고
자 내입속의 우주를 보세요
자라나는 금색의 실들이며
회오리치는 푸른 향기의 알맹이들을
이 모든게 한 뿌리의 덕이랍니다
도무지 없던 몸이 이렇게
부풀어올라
나는 사람이 되고
내 안의 신을 뿌리로
나는 더 큰 열매 빚는다 너희들처럼
꽃들이여
그러나 붉은 혀를 내밀어도
내 입속엔 아직 그윽한 향기가 없다
마음속에 질척이는 진흙과
가시돋힌 혀가 있을뿐
하품처럼 빈 말을 토하는 혀가 있을뿐
꽃들이 토하는 향기의 구슬들이 멀리 퍼져나가서
봄밤의 별들이 향기롭게 비칠때까지
너는 양치질 잘하며 더 기다리라고
봄의 꽃하나가
이쁜 혀를 내밀며 금색의 실과 향기를 쏟아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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