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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욕망을 다스리는 생명의 길
도법스님 강의를 듣고 나서
<시작하며>
헤르만 헷세의 <싯다르타>에 보면 다음과 같은 싯다르타와 기생과의 대화 부분이 나온다.
"당신은 무엇을 가지고 있습니까?"
"나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소."
"그럼 당신은 나에게 무엇을 해 줄 수가 있습니까?"
"난 아무 것도 해 줄 것이 없소."
"그렇다면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난 단식을 할 수 있소."
단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이는 곧 자신의 욕망을 다스릴 수 있다는 얘기인 것이다. 자신의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면 무엇이 우리를 얽어맬 것인가. 욕망을 절제한다는 것, 자신의 감정을 주체적으로 절제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우리가 삶의 방향을 바꾸어야 하는 전환점이 아닐까한다.
<지금 현재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우리는 욕망에 의해 살아가는 삶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욕망은 삶을 부지런히 가꾸게도 해 주지만, 반면에 그 욕망으로 인해 불만, 불안, 불신의 늪에 빠지기도 한다. 즉 욕망 자체가 그릇된 것이 아니라 욕망을 어떻게 스스로 다스릴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다. 왜냐면 그 쓰임에 따라 생산·창조의 힘을 발휘하기도 하고 파괴의 힘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늘날 생명의 문제가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그 만큼 적색신호가 긴급해졌다는 의미이다.
퓰리처상 사진전의 제목이 '죽음으로 남긴 20C의 증언'이었단다. 20C 지구촌의 성격을 한마디로 표현한 문구이다. 경제성장, 민주주의의 실현, 첨단과학의 시대... 이러한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 20C는 죽음으로 남은 파괴의 시간인 것이다. 그 대가가 지구촌 생명의 위기, 비인간화로 다가온 것이다.
결국 경쟁성장의 논리, 발전의 논리, 소비의 논리가 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남보다 높이 올라가서 무엇이 해결되었는가, 무엇이 만족스러워졌는가. 우리는 결국 자기모순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삶에 대한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알고 있고, 살고 있는 세상은 철저한 이분법의 세상이다. 자연과 인간, 신과 인간, 너와 나, 부처와 중생 등 이분법에 의한 가치우열의 사고가 인간 파괴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슴없이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고 할 것이다. 그 행복을 누리기 위해 돈을 벌고, 돈을 벌기 위해 공부를 하고, 남과 경쟁을 하여 이기려 한다. 그 극한의 상황이 바로 전쟁이다. 도대체 행복과 인간을 위해 전쟁을 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것인가. 그 동안 우리가 추구해 온 행복에의 길은 싸워서 이기면, 편리해지면, 더 많이 쓸 수 있으면, 더 많이 가지면... 이러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더 아름다워지고, 더 여유로와지고, 더 행복해졌는가하는 물음에 얼마만큼의 만족스런 대답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줄 세상>
<화엄경>은 불교의 최대의 경전이며 선재동자가 그 주인공으로 그가 자기완성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의 내용이다. 그렇다면 왜 주인공은 아이로 했을까. 그것은 아이들은 모든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그 자체가 자연이며 부처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타고난 감성을 유지시켜주고,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잠재력을 키워나갈 수 잇도록 하기 위해 우리 어른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에 대한 대답을 '한 몸 한 생명의 철학'에서 찾아보도록 하자.
'한 몸 한 생명의 철학'이 바탕을 이루는 세계는 우리 아이들에게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시킬 수 있도록 하는 좋은 터가 될 것이다. 그 중요한 개념을 보면, 먼저 이러한 세계는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이다. '너 죽고 나 살자'가 아니라 '네가 살아야 나도 산다', '자연이 있어야 인간이 있다'는 세상의 이치를 깨우치는 삶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서로 주고받는 협력의 세계이다. 우리네 속담 중에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것이 있다. 그렇다 너무나 당면한 말이다. 허나 어디까지나 이것은 서로의 힘이 균등하게 작용할 때의 말이다. 서로의 호흡이 맞지 않아 어느 한쪽으로 힘이 치우친다면 백지장은 찢어지고 말 것이다. 바로 이렇게 서로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함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균형과 조화의 관계이다. 우리는 중용의 덕을 잘 알고 잇다. 그러나 그 실천이 얼마나 어려운가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알맞게, 적당하게 가는 길이 세상의 조화를 이루는 길이 된다.
<우리들의 진실한 삶의 방법에 대하여>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반성적 고찰에 있다. 행복의 가치, 아름다움의 가치는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가. 이는 말로만 떠다니고 우리 자신의 세포 속으로는 느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행복과 아름다움을 희구할수록 더 뼈져리게 느껴지는 것은 불안, 초조, 위협 등이다.
2000년 지금 현재, 발상의 전환을 이야기하면서도 아직까지 보다 편리, 보다 빠르게, 무한경쟁을 논하고 있다. 우리가 그렇게도 확신했던 진보의 결과로 이렇게 불안 속에 갇혀있음에도 또 다시 과오의 논리를 주장하고 있는 격이다. 이는 아직 정확한 진단을 하지 못했다는 말이며, 무엇이 진짜이고 헛된 것인지의 가치를 판단하지 못해서이다. 따라서 무지를 깨우치고 오해를 바로잡아 삶의 진상에 눈을 떠야한다.
'한 몸 한 생명의 논리'가 바로 그러한 새로운 생명 방향의 세계관이다. 이는 그물의 논리로 이 세상은 거대한 그물망과 같다는 것이다. 개인과 전체, 자연과 인간, 영혼과 육체, 너와나 등 이 모두가 하나하나의 그물코와 같이 연결되어 이 세상 모두는 하나의 몸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생명이라는 논리이다. 바로 重重無盡緣起의 道이다. 따라서 이러한 총체적 관계성의 시각으로 본다면, 세상 모든 것이 귀하고 모든 것이 내 삶의 중요한 한 부분인 것이다.
<마음과 마음 나누기>
질문1> 그믈망에서 그물코가 이루는 세상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그물코가 이루는 그물코 사이의 공간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요?
답 변> 그것은 관계와 관계 사이의 숨통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만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간격이 있습니다. 그 간격이 모든 관계에서 균형을 이루어야 하고 의사소통시 침묵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질문2> 미래에의 전망에서 사람들은 진보적인 사고를 하기도 하고 안주하기도 하며,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반면에 비관적인 제시를 하기도 합니다. 한 세상에 살면서 서로 다른 사고를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 변> 내일만을 걱정하는 태도보다 오늘을 걱정하고 지금을 잘 살아야 합니다. 지금 자신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지금의 나는 어떠한지, 나는 자유로운지, 나는 행복한지...를 물어보고 거기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지금 현재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반성을 해 보세요. 각자에게 주어진 물음에 대한 답은 다를 것이고 그 대답에 따라 자신이 가야할 길도 달라지겠지요.
질문3> 아이들에게 행하는 매(체벌)와 애정에 대하여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답 변> 무조건적인 애정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문제는 진실을 진실로,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는데 있다고 봅니다. 삶에는 고달픔도 아픔도 있다는 것을 어릴때부터 인식시켜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매를 댄다면 그것은 애정입니다. 매의 사용이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떠한 이유로 쓰이는가가 중요합니다. 때릴 때는 때리고 어루만져 주어야 할 때는 어루만져 주어야 하겠지요.
하늘을 보며
도법스님의 강의를 들으며 무엇보다 나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참 좋은 시간이 되었다. 스님의 말씀 모두를 이해하기엔 아직 마음이 어려 모자람이 많지만 이렇게 다시 기록을 정리하는 동안 다시 음미하게 되어 기쁘다.
내 어릴적 책상 위엔 공책과 연필과 지우개가 있었다. 허나 20년이 지난 지금 내 책상 위엔 컴퓨터와 프린터기가 있다. 분명 컴퓨터는 공책과 연필과 지우개보다 더 빠르고, 더 깨끗하고, 더 실용적이다. 그렇다면 난 그때보다 더 행복한가. 난 그때보다 더 여유로운가...
나의 삶이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말할 수 없다. 난 그때보다 더 빠듯하고, 더 즐겁지 않고, 더 신명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늘 마시고 있는 공기와 물, 하늘과 바다, 산과 논밭, 동물들과 식물들 그리고 어릴적 친구들, 잊지 못할 선생님, 부모의 은덕, 불쌍한 이웃들 등 너무나 소중한 것들은 지금 내곁에 어떠한 모습과 의미로 남겨져 있는가. 거기에 대한 확실한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가 없다. 분명 나는 어릴적 보다 더 어려운 공부를 하고 있고, 더 많은 음식과 좋은 옷을 누리고 있고, 더 넓은 곳을 보고, 더 편리하게 더 신속히 살아가는 있는 대도 말이다. 결국 우리가 하고 있는 지금 현재의 노력은 지금 현재 내가 느끼고 있는 마음속에서 모순에 갇히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행복을 위해 진실로 추구해야 할 길이 무엇인가를 다시 돌이켜 봐야 할 것 같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 자 자신에게 진실로 필요한 것은 진실에의 용기가 아닐까.... 진실을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진실을 알고 있다. 단지 그 진실을 외면하며 '그건 이상일 뿐이야'라고 삶의 뒷켠으로 미루기 때문에 헛됨속에서 헤매이는 것이 아닐까.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진실을 향해 지금까지의 잘못된 것들을 버리는 결단의 용기이다.
그리고 스님께서 뒷풀이에서 하는 말씀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도시의 자동차가 없어진다면 우리에게 삶의 불편만을 주지만, 농촌의 먹거리가 없어진다면 우리 生 자제가 위협받는 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시의 인구를 분산시켜 농촌으로의 귀농을 장려해야만 도시도 살고 농촌도 산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 우리의 자급 생산률은 23%정도라 알고 있다. 나머지 77%는 외국에 의존을 하는 격이다. 허나 북한은 지금 어떠한가. 그들의 자급률은 70%라 한다. 우리에 비해 높은 자급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나머지 30%는 굶주리고 있다는 것이다. 통일 세대와 함께 살아갈 지도 모르는 우리 20대의 미래를 볼 때 이는 정말 중요한 문제라 여겨진다. 앞으로 최대의 무기는 곡물이라한다. 따라서 우리 한민족의 존속을 위해서는 귀농은 필수불가결한 국가차원의 문제이며, 국가의 적극적인 장려 정책이 있어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가 하늘을 바라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지니길 바라며 우리의 마음이 먼저 우리가 바라는 하늘빛이 되도록 나부터가 다짐하며 두서없는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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