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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떠나갔다
복잡한 여운을 남긴체
남은이들의 아우성을 그는
한껏 즐기고 있으리라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그의 정체를 우리는 몰랐다
생각의 고리들을 늘 끌어안고
얼굴엔 깊은 고뇌의 줄을 긋고
그는 두개의 빵조각을
두손에 올려놓고 저울질했다
주위의 사설에도 아랑곳 없이
애절한 삶도 본치없이
홀연히 그는 그렇게 떠나갔다
내 가슴에 퍼런 피멍을 들이고
보이지 않은 나의 감정도
그에게 미안함과 원망과
미묘한 감정들로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져 버렸다
등산쪼끼속에 동전 몇닢과 불쏘시개
손톱끝에 노오랗게 물든 담배물
파아란 그래프선이 파르르 떨면서
서서히 멈춰지고
그는 눈을 떠지 않았다
그는 요단강을 건넜지만
나는 붙들지 않았다
하얀옷을 똑 같이 입은 사람들 틈에서
그는 건방지게 어른들을 제끼고 먼저
훌쩍 날아갔다
남들보다 다리가 길긴하지만
저녁밥 잘 먹고
한마디의 소리도 없이
아이들과 나를 그렇게 버려두고
그는 산넘고 물건너 하늘로 훨훨 날아갔다
우리들 가슴속 공기를 뺏어들고서
아직도 병원 침대모서리에 걸터앉아
보이지 않은 눈으로 투덜거리다가
가끔 노랫가락도 흥얼거리다가
빡빡깎은 머리뒷통수에 한올의 머리카락이
남은 것도 모른체 그렇게 그는 갔다
그는 별나라로 삼베옷 입고 떠났는데..
아이들과 남은 난 그저 멍 할 뿐이다
그의 그림자만 붙들뿐...
2010.2.7.일요일날 밤에..
2010.2.15일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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