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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오즈
질긴 목숨이 부끄러워
차마 당신 뜨락에는 서지 못합니다
반기는 사람하나 없어
동구밖너머로 쫓겨나고 말았지만
그래도 당신 바라보는게 좋아서
오늘도 언덕을 지킵니다
당신 향한 그리움이 얼마나 크든지
오월 분단장한 얼굴엔
터져 오른 열꽃들이
수없이 많은 종소리로 피어나고
당신 창가를 휘감는
넝쿨장미가 되고 싶은 욕심에
손톱 세워보다 오히려 미움만 사고 맙니다
그래두 행여 봐 주실까
바람 불때면
그리움 묻혀 당신께로 보냅니다
천한 몸
사랑받지 못하는 괴로움이 얼마나 큰지
내 사랑은 자꾸만 땅속으로 번져 갑니다
비탈진 언덕이지만
그래도 당신 사는 곳 지켜보는 기쁨 있어
남모르게 간직한 달콤함 뿜어내며
사랑의 전령들을 쉬게 합니다
차마 당신 뜨락에 서지 못하는 아픔
사그러지는 향기로나마
당신곁에 머물러 오래오래 기억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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