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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소리로 움튼다
초저녁 신선한 바람이 밀려오고
부엌, 그릇 씻는 소리 맑다
전등 불빛은 유리문에 발그라니 물들고
무성한 아카시아 잎은 저마다 소곤거리다,
검푸른 대기 속을 뛰어오른다
오오 안온한 여름밤 이런 한 때
이조자기처럼 우아하던 네가 떠오른다
나의 영혼을 놀라게 만들던 너
제단의 은밀한 기도 소리로 움튼 너는
사랑으로 나를 이끌었으니
장미조차 너의 아름다움을 따를 수 없다
고운 그대 몸 밤이슬 위에 누웠으니
너로 인하여 나는 지복한 즐거움을 누린다
오오 발밑에 떨어진 진홍의 장미꽃이여
신선한 과육의 향긋한 내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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