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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의 얼굴빛
내 모습은 깡마른 쪽빛
날카롭게 뻗친 창 끝에
궁핍도 스쳐 간 참혹한 빛으로
등뼈 삭은 사이로 삐리리 바람 스친다
거울은 너의 눈빛이었다
내 모습은 언제나 마른 먼지 빛
철마다 곰삭는 나이테 속으로
투영되어 돌아가는데
알게 모르게 흐르는 세월은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탄성
아, 몰랐다 어둠에 핀 설움인 것을
그러므로, 나는 난민이다
배곯아 지친 거리의 사람과
거리의 저편 사람과
저쪽과 안 쪽의 반달로 서서 흐르는 사람과
내 쪽에서 그쪽으로 흐르다가 지친 여인과
강이 되고 바람이 되었다가
멈춰 버린 눈 먼 사자의 얼굴들과
나는 또 한번 이 거리를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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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글 :
4911  나고,아프고,늙고 죽는것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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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글 :
4909 저기, 흰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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