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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산들바람 창문을 두드리고
시멘트볼록담 골목엔 동백과 목련 서있다
서천 갈대와 버들숲
거기 성당 지붕엔 비둘기 부산히 날아들고
그 굽은 길따라 서천물결 흐른다
어린 시절, 버드나무 아래를 배회하며
목화밭 둔덕에서 서천 물 우는 소리 듣거나
물레방앗간 멀리 빈 성터를 바라보았다
어둑한 새벽빛이 내린 사제관 성화, 포도밭은
지금도 생생히 살아있으니
문득 긴 편지를 쓰거나 책을 읽다가도
마음은 미친 듯 들판 포도밭으로 뛰어간다
거기서 북쪽 먼 곳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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