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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춥지도 않은데 주머니에 손을 넣으니 땀이 삐질삐질.
여력도 안되는
‘ 나보기가역겨워가실때에는죽어도아니눈물흘리오리다’를 읊다.
문득,
바람에 실려 하느님에게로 가도 아까울 아가야를 만난다.
아가야, 어디로 가고 있니.
‘ 나는 우리 아빠 손을 잡고 코끼리를 타러 가지요. ’
아가야, 그 코끼리는 어디에 있니.
아가야, 나에게도 아버지가 있단다.
흰머리가 희끗희끗하여 날 밝은 아침에 궁상스레 나를 떨게 만드는
우리 아버지가 있단다.
아가야, 나는 아직도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를 잡수시는
어리고 연약한 나의 아버지에게
못다한 사랑이 있단다.
아가야, 너는 참으로 예쁘구나.
아가야, 내 못다한 사랑으로 코끼리를 선물할까.
내 못다한 사랑으로 네 아빠에게 코끼리를 선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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