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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3월에 내린 폭설에 신경질이 나는데 ,
쭈그려 앉아 헤집어 보니 거기 당신 얼굴이 .
소리 없이 종이에 손을 베니 닭살이 온 몸에 돋는데,
떨어지는 핏방울이 시퍼런 웃음으로
당신의 와이셔츠에 흠뻑.
묵묵부답으로 홀딱 밤을 새버리는 신호등의 빨간 불빛마냥
까만 눈동자를 쏘아붙이는 당신의 강렬한 자동차 라이트가,
나는 또 지나가는 줄 알았다.
어느 날 당신의 차문을 열고 뻔뻔스럽게 그 자리에 앉아 있노라면
내 심장이 나를 사시나무 떨 듯 하게 하여,
그러나 당신은 귀 먹은 그 아름다운 얼굴로 ,
한없이 예뻤을 신사임당의 파운데이션이 가득 묻은 셔츠를 입고
그래도 내 몸뚱아리 , 벙어리 가슴은 아무데나 굴리지 않았사옵니다,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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