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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평택에서 길 잃다
이 교 상
온다는 눈 소식에 그대 서둘러
대관령으로 떠나고
한참 망설이다 나는 시커먼 뻘밭을 보기위해
서해안으로 달려갔지요
뻘의 가슴이 어떻게 눈송이들을 받아들이는지
역마살과 미움과 또,
어떻게 슬픔을 비명 없이 녹이는지
한번도 와 본적 없는 이 낮선 그리움 앞에서
더욱 크게 눈을 떴지요
머뭇거리는 동안 눈은 내 발등 덮고
세상 아득한 불빛 겨드랑이 속에 하나씩
감추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겠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하얗게 지워져 안 보이고
어디로 가야 한다는 마음도 없이 눈을 맞으며
생각했습니다 뼈를 적시며 흘러내리는
시린 사랑의 기억,
중얼거리며 중얼거리며
겨울밤을 혼자 헤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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