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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천상이 지상으로 내리면
산에, 들에, 인간의 마을에
하늘의 부드러운 마음이 지상으로
뿌려지매
침묵은 분주해지고
나무는 휘어진 팔뚝에
발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짐승들은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바쁜
걸음을 재촉한다
푸른 하늘이 빛을 잃어 새들은
고단한 깃을 얌전히 모은다
허나,
천상의 순진함은 제 운명을 모르고
인간과 접촉으로 부드러움은 상실되어 시커먼 먹물로
시궁창으로 빨려든다
단지,
언덕을 차지한 운 좋은 눈
아이들과 함께 명랑하게 장난치고
추억이라는 아득한 시간 속으로 묻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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