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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옆자리에 누워있는 발가벗은 곰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사랑한다 말했다. 그녀는 사랑이란 단어를 아끼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순식간에 열번 정도 말해버렸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곰은 그녀의 말을 모두 듣고 있었지만 대꾸는 하지 않았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곰은 그말을 믿지도 않았고 그녀를 사랑하지도 않았다. 머리속에는 오만가지 나쁜 생각. 난 너처럼 닳고 닳은 여자는 너무 싫어.
"영원히 이렇게 지내면 좋겠어. 난 너무 행복해."
"...넌."
한참만에 곰이 입을 열었다.
"넌 예쁘지."
곰은 마치 모든 것을 약속한 듯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근심이 있었지만 그렇게 웃는 그를 보니 그 근심이 가라앚아 사라져버린 것만 같았다.
"...나도 네가 좋아."
다시 말하지만 곰은 정말 그녀를 조금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의 입에선 모든 거짓말이 아무 죄책감도 없이 나오고 있었다.
잠시 뒤 곰은 그의 숙소로 돌아갔고 그녀는 자리에 앉아 한숨을 쉬며 울어버렸다. 며칠 전에 우연히 식당에서 들은 말이 머리 속에 맴돌았다. 발랑까진 년. 그런 여자 따위는 정말 질색이야. 네가 한 말이잖아. 그녀는 계속해서 울며 배를 만졌다. 아기야 넌 지저분한 행동의 결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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