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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몸짓
새벽보다 일찍 깨어나는 작은 어촌마을에
손수레로 생선을 나르는 사람들로 분주하며
해가 수평선 건너편에서
붉은 그림자만 드리운 채 늦잠을 자고 있다.
푸른 물결을 삼킨 노을이 출렁거리는
바다의 공허한 하늘에는
물고기를 쫓는 갈매기 몇 마리 날아
떠오르려는 태양을 향해 삶의 몸짓을 흔들며
선창 끝 모서리에 고깃배들이 줄을 내리고
사람들은 광주리 가득 채운 생선들을 손수레에 실어 나른다.
우리 마을 이씨 아저씨의 얼굴에는 엷은 미소가 어리고
발목까지 차오른 장화에서 짠 내 풍기는 바닷물이
터져 나온 실밥을 통해 뚝~뚝~떨어진다.
손수레에는 생선 가득 광주리가 틈을 비집고 실려 있다.
얼마만의 이씨 아저씨의 만선인가?
손수레를 끌고 가는 아저씨의 두발이 바닥에 맞닥뜨리며
곧 쓰러질 것 같은 걸음으로 손수레의 두 쇠를 잡고 있다.
이씨 부인은 그 뒤을 밀며 조심스럽게 광주리를 잡고 있다.
광주리의 물고기들은 금방이라도 튀어 올라
바다로 향해 삶의 몸짓을 흔들 것만 같다.
이씨 부인은 그런 물고기들을
놓칠세라. 놓칠세라.
삶의 몸짓으로 광주리를 잡으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어느새 이씨 아저씨 꼬맹이들이 바퀴 양쪽에 달라붙어
손수레에 속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손수레는
두 바퀴에 날개를 달 듯 이씨 아저씨 집을 향해 날아갔다.
손수레는
삶의 몸짓을 흔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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