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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에게 띄우는 편지>
골짜기 외진
작은 나무등걸에
별빛 받으며
오종종 커가는
우리 막내같은
귀여운 새야
바위틈 솔솔 새는
찬 개울물에
세수하는 물봉선화야
해맑은 물빛에 반사되어
녹빛 가득 찬란하구나
산 가득 들 가득
너희 녹색 아무렇게나 두고
새들도 나비도
또한 우리들도
살고 지고 떠나고
무심도 아름답다 하겠다만
내 이제 정말
너 녹빛과 친구되어
오래 오래도록
곁이 되게 하여 다오
한량없는 이 욕심을
새 둥지 품듯
산사의 풍경소리 안듯
여태그러해 왔듯 지금처럼
곁이 되게 하여 다오
이제 녹색에게 편지를 쓰렵니다
까마득하여 모르는 게 많더라도
사랑을 배우려 합니다
온 세상이 녹색인데
우리는 그에게 고마워 하면서도
그저 받기만 한걸요
주기만 하면서 불평하나 없잖아요
그래서 이제는
안고 보듬고 싶어요
오히려 성가실지 모르지만
때쓰고 고집부리고 그러지는 않을게요
이렇게 나지막이 앉아서 편지할께요
그냥 사랑한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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