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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다
장대비가 쫙쫙 내린다
낙수물 떨어지는 소리 심장을 파고 들고
가로등 불빛에 전선줄이 눈물 바가지 쏟아내며
의연히 서서 빛을 반사시키고 밤은 깊어만 간다
장대비치곤 을씬년 스럽다
밤이라서 그럴까
창문에 빛이 반사되어 빗물이 떨어질때마다
불꽃 놀이를 하는 것 같다
여름이 꼬랑지를 내리고 있다
올여름은 짧았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은 그 어느해 여름보다
길고 지루하고 답답 하였으리라
경제는 밑바닥에서 헤어날줄 모르고
사람들은 불황의 놀음판에 가슴이 까맣게 타버렸다
이런 와중에
어느 회사는 파업으로 문을 닫았다
진정 노조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며
운영자는 또 그에 따른 대책이 없는걸까
목구멍이 포도청 이라지만
밥알이 넘어 갈까
장대비 속에
세속의 찌꺼기들을 떠내려 보내고
마알간 석류알처럼 영롱한 보석을 찾을까나
참으로 씨알없는 세상이다
줏대도 없는...
가을이 문턱을 넘었다
2003.8.25.새벽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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