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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아파요
장기준 - 강원 사북국교 6년
1983년 6월 3일
점심때 책상에서 돌아다니다가 넘어져 가지고 아픈 다
리가 많이 아파서 청소도 못했다. 청소가 끝나고 나는 집
에 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계은영이 신 한 짝을 잃어버려
서 선생님이 남자도 신발을 찾아 주라고 했다. 다리가 아
파서 신을 못 찾아 주었다. 나는 그래서 교실에 들어오니
선생님이 먼저 가라고 했다. 나는 오면서도 몇 발 걷다가
쉬었다 가고 그랬다.
6월9일
나는 엄마보고 다리가 아프다고 했다. 엄마는 나에게
아프면 죽으라고 했다. 나는 그래서 듣기가 싫어서 엄마
한테 "그런 소리 좀 하지 말아요." 했다.
6월 13일
나 혼자 집에서 놀다가 학교 생각을 했다. 나는 학교가
참 좋다고 생각했다. 학교에 가고 싶었다. 그런데 다리가
아파서 학교에도 며칠 안 나갔다. 내가 학교 가면은 애들
이 날보고 뭐라고 놀릴 때도 있었다. 나는 그렇지만 괜찮
다. 애들이 나한테 놀려도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나한테 세 번 이상 놀리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생
각했다.
7월2일
다리가 아파서 학교에 못 나갔다. 나는 학교에 나간다
고 했는데 엄마는 나가지 말라고 했다. 둔너 있으니 다리
가 많이 아파서 엄마가 약을 사 왔다. 안 나았다. 엄마는
원주 병원에 가자고 했다. 엄마는 아직 돈도 못 구했는데
그냥 병원에 가자고 했다. 나는 안 간다고 했다. 엄마는
나보고 그러면 약 먹고 있으라고 했다. 나는 "예." 하고
말았다.
*둔너 있으니 : 드러누워 있으니
7월 5일
엄마가 고한 병원에 가 보자고 했다. 가 보니 의사 선생
님은 고한에서 못 고친다고 했다. 나는 그냥 주사 두 대만
맞았다. 계속 아프면 원주 병원에 가라고 했다. 엄마는 돈
이 없어서 원주 병원에는 아직 안 간다고 했다. 엄마는 나
보고 며칠만 참으라고 했다. 나는 "예." 하고 말았다. 엄마
는 병원에서 지은 약을 먹고 참으라고 했다.
나는 엄마보고 빵 하나만 사 달라고 했다. 엄마는 사 주
고 나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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