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큰 깨달음이란 곧 큰 체념을 일컬음이다.
누구나 어린 날들을 기억할 것이다.
한바탕 속 시원히 큰 울음을 울고난 후,
마음 속에 오롯이 고여오던 평화를...
주위에 보면, 울다가 느닷없이 실성한 듯
큰 웃음을 웃어젖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가 있는데
그것은 한 인간이 큰 체념을 한 후,
모종의 절실한 깨달음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표임에 틀림없다.
-최동건의 《조금은 가난해도 좋다면》 중에서
그녀의 눈 ............김 학 원
너는 파도로 밀려와 해안 멀리서
해송의 머리를 흔드는 세찬바람으로 온다.
어선 주위를 떠도는 갈매기와 曲灣에 들어선 작은 집들은
석양을 받아 수평선 멀리까지 오렌지 빛으로 번진다.
성당 종소리 힘차게 울리고
그 소리 갈라져 세찬 파도에 흩어지고
바람으로 온 너는 성당 지붕을 돌다
잔잔한 해변으로 나와 여러 소리로 울고 있다
거기 번갯불 일 듯 아득한 시간 저쪽에서
날아온 화살은 하늘에 장대한 선을 그려내자
바람이나 파도의 움직임에 따라 지나간 수많은 날은
부채 살로 펴져 나가 빛의 황홀한 형태로
한 여인의 눈을 살포시 그려낸다.
여인의 눈이 빛나고 갖가지 일을 말하려 하였으나
해송이나 탑들을 탐색하듯 강렬한 시선을 허공에 두다
자신의 시선을 나에게 고정하였다 불현듯 가슴은 달아올라
마주친 두 시선 한 순간에 전체를 합친 듯 강렬하였으나
전날 우리들 감옥에 넘친 비애가 동시에 몰려와
이슬을 담은 그녀의 눈에 겹쳐 보이다
나의 심장에 가라앉기 시작한다
김학원님의 서재 바로가기
안녕하세요?
처음인사드립니다.
오늘아침 청소년시향은 선생님의 작품
<그녀의 눈>을 띄워보냈습니다.
노오란 봄햇살 같은 詩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