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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교육을 다녀온 남편의 가방을 정리하면서,
반가운 시집 한권을 발견했다.
너를 만나러가는 길
용혜원...
어? 이분이 와서 강의 했어요?
그래,직접 싸인한 책도 한권씩 나누어 주었어.
좋았겠다.
이분 목사님이면서 시인 이잖아요?
어떻게 알아?
좋은 말 많이 해 주고 갔어? 멋있었어?
옛날에 나랑 같이 시 공부 하던 분인데...
잘은 모르겠고,,그사람 돈 많이 벌었대드라...
??????
내 남편 너구린 시를 모른다. 그리고 시집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그러니 제대로 시인 이름 외우기도 어렵다.
그리고 귀 기울여 듣지도 않았을게다, 분명히 책상머리에 앉아서
졸지나 않았었는지...이름있는 시인이 강의를 했으니
들었을테고,시집을 주었으니 받아왔을 테고,싸인이 들어있다니
아내에게나 갔다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을게다,분명히...
아주 오래전 일이 떠오른다.
내 나이 스물 넷, 아마 그랬을게다.
한참 시와,소설과 문학에 빠져 있을때....
잘 기억이 나진 않는 정말로 아주 오래전 추억이 되어버린
일이 되었지만 아침 프로( 이계진,왕영은 아나운서가 진행하는)에
보낸 시가 당첨(?)이 되어 tv에 잠시 얼굴을 비춘 적이 있었다.
그때 시 평을 황금찬 시인께서 해 주셨는데,대부분 주부들이나
여성들만이 참가했었는데...유일하게 용혜원씨만 남자분이었다.
그곳에서 그분을 처음 만났었다.
그리고 열 네명 정도 되었나.
우린 황금찬 시인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한달에 한번씩
서울 어느 카페에 모여 공부를 했었다.
근 1년동안 모였었던것 같다.
그리고 첫 시집 "시밭"이란 동인지도 냈었다.
그것이 네겐 첫 시집이었다.
용혜원씨는 여성들 틈에 끼어서도 정말로 열심히 글을 쓰셨다.
늘 웃는 인상이 보기 좋았고,조용하게 말하는 것이나
그의 시를 읽어보면 여성스런 향기가 났었다.
개척교회에서 힘든 목사생활을 하면서도 모든것을 긍적적으로
생각하시는 그분의 생할엔 본받을 점도 참 많았었다.
도중에 난 부득이한 사정으로 서울을 떠나 올 수 밖에
없어서 차츰 그 모임에 참석하는 횟수가 줄어들다 보니
자연 그 모임에서 탈퇴하고 말았다.
나중에 서점에서 낮익은 그의 이름을 접했을땐 정말로 반갑고
보고싶기도 했었다.
오랫동안 원고지에서 손을 놓지 않고 살아온 흔적을 엿볼 수가
있는것 같았다.
그리고 내 자신을 잠시 돌아보며 반성의 시간도 가져 봤었다.
처음은 같이 출발했으나,
살아온 현재의 삶은 너무도 판이하게 다른것을.....
시인이 되지 못한 지금의 삶이 후회스럽진 않다.
얻은것이 있었을땐, 잃은것도 있었을테고....
성취한 삶의 뒤에 끊임없이 노력한 그림자는 언제나 앞설 수 없다는
진리를 왜 모르겠는가.
그분이 시인으로 우뚝 선 존재라면,성공한 사람이라면,
난 아주 평범한 주부이지만,
두 아이들의 엄마이지만, 한 집안의 며느리이지만,
한 남자의 아내이지만.....
아줌마여 그대도 열심히 살아왔노라, 기죽지 말자!!!
그리고 난 오즈 홈에서 아주 잘나가는 시인(?)이 아닌가?
너를 만나러 가는 길
용 혜 원
나의 삶에서
너를 만남이 행복하다.
내 가슴에 새겨진
너의 흔적들은
이 세상에서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나의 삶의 길은
언제나
너를 만나러 가는길이다
그리움으로 수놓은 길
이 길은 내 마지막 숨을 몰아쉴때도
내가 사랑해야 할 길이다
니 지상에서
내가 만난 가장 행복한 길
늘 가고 싶은 길은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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