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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되기까지
박열 - 충남 누동학원 1년
내가 저번에 서울 사람을 만났을 때, 김이란 바다에서 네
모 반듯한 것을 따다 말려서 묶는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았
다. 나는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었다. 또 그런 사람이 있지 않
기를 바라면서 몇 자 적어 보기로 한다.
김을 하려면 땅이 필요하다. 땅은 바닷가인데 물살이 약간
빠른 곳이면 더욱 좋다. 그 땅에 말짱을 한 떼에 서른여섯 가
락을 나란히 박는다. 박을 때 뻘땅같이 말짱이 잘 들어가면
일하기가 편하고 바위이면 바위를 철창으로 쪼아 구멍을 내
가지고 박아야 하므로 매우 힘이 든다. 이렇게 해서 말짱을
박으면 새끼를 꼬아서 만든 고랭이에다가 대를 길게 쪼갠 발
가지를 끼운다. 이 발가지는 후에 김에 붙게 된다.
이렇게 만든 것을 배를 타고 가서 말짱에 곤지를 매달게
되면 약 한 달 후면 김 씨가 보이게 된다. 이것을 부착이라고
하는데 장소가 좋지 못하면 다른 좋은 곳에 잠시 매달았다
떼 오는데 이를 이식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매달아 놓으면 많이 움직인다. 그것을 막기
위해 부죽을 엮은 발에다가 잡아 맨다. 이렇게 하고 나면 그
일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한숨을 놓게 된다.
그 후 한두 달만 있으면(12월경) 김이 길어서 늘어지게 된
다. 그러면 그것을 가위로 베어 집으로 돌아온다. 그 김을 칼
로 잘게 썰어서 다시 바닷물로 깨끗하게 빤다. 빨 때는 큰 바
구니에 넣고 한 사람은 계속 물을 붓고, 한 사람은 계속 고무
래로 젓는다. 갯물로 씻은 후 다시 민물로 씻어 짠물을 뺀다.
그 후 큰 김통에 물을 담고 그 위에 발장을 담고 그 위에
김틀을 올려놓고 김을 그 속에 넣고 뜬다. 그러면 발장 하나
하나에 네모 반듯한 젓은 김이 붙게 된다. 그러면 건장에 꼬
챙이(대를 깎은 뽀죡한 것)로 꿰서 넌다.
그 후 김이 마르면 그것을 떼서 한 톳씩 묶게 된다. 열 톳
이면 한 동이라고 한다. 그 김을 조합 또는 장사에게 팔게 된
다. 다행히 풍년이 들면 좋지만, 흉년이 들면 물자 값도 안
나오는 수가 많다.
*말짱 : 긴 나무. 곤지 : 줄
부죽 : 긴 대나무. 발 : 대를 쪼게 엮은 것.
김틀 : 널빤지로 직사각형 모양으로 만든 것.
건장 : 보릿짚이나 밀짚으로 엮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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