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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 가면 물고기 형상을 하고
하늘 높이 달아둔 목어를 보게 됩니다.
세상의 배고픈 사람
다 먹일려고 매달아 두었다 하던가요.
어스름 해 질 무렵이면
파랗게 머리깎은 젊은 스님
그것을 두드려 세상을 일깨우지요
나무와 산이 늠름할 수 있는 이유는
부처님 말씀을
소리로 귀담아 듣는 법을 깨우쳐서 인가 봅니다
매미 우는 소리가 맑은 것을 보니
한낮 더위 몰려 오겠고
목어 한마리 가슴에 품고
서늘한 여름 보내는 법 궁리를....
오즈
소리물고기
복효근
내소사 복어 한 마리 내 혼자 뜯어도 석 달 열흘 우리 식구 다 뜯어
도 한달은 뜯겠다 그런데 벌써 누가 내장을 죄다 빼먹었는지 텅 빈 그
놈의 뱃속을 스님 한 분 들어가 두들기는데......,
소리가 하, 그 소리가 허공 중에 헤엄쳐 나가서 한 마리 한 마리 수천
마리 물고기가 되더니 하늘의 새들도 그 물고기 한 마리씩 물고 가고
칠산바다 조기떼도 한 마리씩 온 산의 나무들도 한 마리씩 구천의 별
들도 그 물고기 한마리씩 몰고 가는데......,
온 우주를 다 먹이고 목어는 하, 그 목어는 여의주 입에 문 채 아무
일 없다는 듯 능가산 숲을 바람그네 타고 노는데......,
숲 저쪽 만삭의 달 하나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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