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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 想
시애틀에 계시는 유상님의 글 모음
죽음의 시계
똑딱, 똑딱, 똑딱, 시계의 초침이 간다. 죽음의 시계는 초를 읽어 가고 있다. 살아간다는 것은 죽음을 향해 한발 한발 닥아 간다고 볼수도 있지만,
죽을 날자를 미리 안다는것은 섬뜩한 일이다. 인명재천(人命在天)이 라고 하거늘 어찌 사망일자를 알것인가 마는, 나는 내 돌아갈 날자를 통보 받았다.
내 사망일자는 2014년 9월 18일이다. 일년중 제일 좋아하는 달이 9월이라 그런데로 위안이 되지만 날짜까지 꼭 박아서 18일이라고 하니 기분이 썩 좋지 않다.
게다가 한술 더 떠서 앞으로 살 날을 초(秒)로 환산하여 563,352,325초 인데 마지막 자리 숫자가 매초마다 줄어 들어가고 있는것을 보고 있노라니 시시각각으로 닥아 오는 죽음을 실감하게 한다.
내 사망일자의 통보자는 레이몬 켐덴(Raymond Camden)이란 젊은이가 인터넷 통신망에 올려논 "죽음의 시계(The Death Clock)" 란 웹 사이트(Web Site)이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그곳에 내 컴퓨터가 접속된것은 지난 일요일이 었다. 연결이 되자 스크린에는 "죽음의 시계" 를 방문 해주셔서 반갑습니다.
당신의 죽을 날자를 초로 세고 있읍니다. 산출근거는 인간의 평균 수명에 근거한것이며 앞으로 살 날을 초로 환산해 드립니다.
인생은 짧다는것을 유념 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서문이 나오고 생년월일, 성별을 묻는것이 고작이다. 그러면 사망일자가 나오고, 초(抄)라는 시간단위로 생명이 소멸 되는것을 볼수있다.
불가(佛家)에서는 삶과 죽음을 사대(四大=水, 地, 風, 火)의 인연에 따른 이합집산(離合集散) 으로 본다. 인연이 있으면 모이고 인연이 끝나면 제 갈곳으로 각각 흩어 지는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생명중에 사람몸을 받아 태어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른다는것은 희유(稀有)의 인연이다.
인연이 다하면 때를 막론하고 어느 누구에게나 홀연히 찾아올 죽음인데 언제 돌아갈지 컴퓨터가 어찌 알겠는가? 나(我)란 본래 없었던 것인데 죽음 또한 없는것이 아닌가? 침대에서 꾸는 꿈은 작은 꿈이요 생사(生死)는 큰꿈 이라 한다. 그런 꿈에서 깨어나 생노병사의 윤회를 벗어 나는것이 해탈(解脫)이다. 다만 "죽음의 시계"는 죽음을 두려워 할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기류(寄留)하는 동안에 귀한 인연의 삶을, 일초 일초 성실하게 살아 가야 한다는것을 일깨우고 있다.
결국 "죽음의 시계"는 "삶의 시계"인 것이다. 생사일여(生死一如)인을...
유상 (생활불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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